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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영어, 발음이 왜 그래?
    그외에 함께하는 이야기 2021. 1. 21. 21:55

    아이 앰 어 보이, 유 알 어 걸. 헬로 마이 네임 이즈 제로전일. 왓 이즈 유어 네임. 하우 아 유? 아임 파인 땡큐. 앤 쥬?

    오래전부터 영어는 우리 근처에 있었다. 나는 단순히 수능을 보면 영어가 끝날 줄 알았던 순진한 아이였고, 대학교에서 쏟아지는 영어 전공서적의 바다에서 허우적댈 수밖에 없었다. 대학원에 진학해서도 영어는 큰 과제였고, 논문 하나 읽는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정도였다. 그래도 읽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해서 그런지 전공서적 정도는 손쉽게 읽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영어를 나쁘지 않게 한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얼마 되지 않아 언어의 장벽에 가로막히게 된다. 그것도 맥도널드를 마꾸도나루도라고 읽는 일본에서. 첫 해외여행지로 도쿄에 갔을 때 나는 동경대 구경을 간 적이 있다. 일본어는 1도 모르던 천둥벌거숭이라서 그나마 가능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는데 동경대에서 길을 물어보고는 놀라고 말았다. 마꾸도나루도가 아닌 뭭둬눨드 수준의 완벽한 발음을 하는 사람에게 길 안내를 받은 것. 그리고 그 안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모두 영어를 잘했다. 특히 발음들이 좋았다.

    이후로 나는 일본 여행의 매력에 빠져 일본어를 새로이 배우고 수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생활에 필요한 언어는 짧은 일본어로 해결이 잘 되었지만 내가 주로 묵었던 게스트하우스에는 서양인들이 더 많았다. 아무래도 해외에서 일본까지 오기가 쉽지 않으니 온 김에 저렴한 게스트하우스에 장기투숙을 하며 여행을 하는 모양이었다. 문제는 그들이 아주 오픈마인드라 처음 보는 투숙객에게 이런저런 말을 붙여온다는 것. 나도 나름 오픈마인드라 말을 걸어오는 것 까지는 아주 좋았는데 자주 발음 때문에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더라는 것이다. 일본 여행을 다니면서 영어를 제대로 하고 싶다는 요상한 소망이 생겨버리는 순간이었다. 

    말하고 쓰는 것보다 읽고 듣는, 수동적인 방식으로 영어를 배운 나에게는 영어로 말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도움을 받아보고자 발음 코스의 수업을 들어보기도 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항상 발음에 대해 목마르던 차에 이 책을 보았다. "영어, 발음이 왜 그래?"라는 책이었다.

     

     

    저자는 버클리 음대와 서울대 경영대라는 다소 독특한 학력구성으로 영어 발음 전문가 과정을 이끌고 있다. 소리를 공부했기 때문에 더욱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발음과 발성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으로 전달해준다. 각 알파벳이 낼 수 있는 발음을 연습한 뒤에서야 단어 하나하나의 발음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처음엔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책을 읽으면서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문제는 텍스트로 된 책으로는 이런 발음의 특성을 제대로 전달하기 힘들다는 것인데, IT라고 해야 할까 IOT라고 해야 할까, 책의 QR코드를 통해 다이렉트로 발음과 관련된 짧은 강좌로 연결시켜 이런 문제점을 해소했다. 교육 서적으로 더할 나위 없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보통 일반적인 책에선 QR코드가 있어도 귀찮아서 넘어가게 마련인데, 이 책은 QR코드를 활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책이 되어버린다. 반대로 QR코드를 통한 강의가 있기에 이 책은 책값을 넘어서는 교육 콘텐츠로 작동한다. 

     

     

    요즘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는 QR코드를 인식하는 앱을 설치할 수 있고, 최신 폰에서는 기본 카메라에서 곧바로 QR코드를 인식해서 링크로 연결해준다. 손쉽게 관련된 강의로 연결되어 직접 듣고 보고 발음해보면서 본인 발음의 문제점을 체크해볼 수 있다. 

     

     

    이 책을 단순히 읽는 데는 하루도 채 걸리지 않을 것이지만, 콘텐츠를 제대로 소비하면서 발음의 교정을 도모한다면 반년도 모자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확실하게 영어 발음 실력을 증대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필자도 이 책을 하루에 몇 페이지씩만 읽어가면서 발음의 기본적인 부분들을 고쳐나가고 있다. 

     

    이 책은 발음에 대한 부분에 특화된 책이므로 말하기 연습의 기초단계에서 읽는다면 아주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물론 기초단계뿐 아니라 영어공부를 하는 내내 옆에 끼고 발음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며 매진한다면 영어 발음의 진전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Man과 Men을 발음으로 구분해내고, World와 Girl을 완벽하게 발음하는 그 날, 발음으로부터 스펠링을 알아낼 수 있는 수준이 되어 네이티브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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