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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그외에 함께하는 이야기 2017. 10. 14. 21:33
넘쳐나는 정보의 시대입니다.
그러나 데이터의 양이 방대하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진실을 말하고 있지는 않죠.
통계적인 뻔한 트릭으로 진실을 호도하고, 잘못된 정보가 버젓이 진실인 양 유통되고 있기에 그 속에서 진짜배기 정보를 골라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떠다니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비판적 사고를 하는데 과학자들의 방식이 꽤나 잘 먹혀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데이비드 헬펀드는 컬럼비아 대학 천문학과 교수로, 신입생 필수강의인 '코어 커리큘럼'에 과학 수업을 처음으로 개설하고
그 수업에서 해온 강의를 책으로 엮어냈습니다.
'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 - Scientific habits of mind'가 바로 그 책입니다.
<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 - Scientific habits of mind>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소감은 '이 책은 이공계열 대학원에 진학하고픈 사람에게 읽혀주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마주치게 될 수많은 숫자와 그래프들 속에서 유의미한 무언가를 찾아내고, 잘못된 자료들로부터 옥석을 가려낼 수 있는
연습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과학이라는 것이 막연하게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중력을 떠올릴 수 있는 순간적인 번뜩임 보다는
지루하고 힘든 사고실험과 실험, 숨막히는 밤샘 연구의 누적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 책은 그렇게 쏟아지는 데이터에 압도되지 않고 의미를 부여하고 파헤치는 연습을 하도록 되어있습니다.
<표지의 할아버지는 저자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저자는 과학에 대해서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때로는 거침없는 표현을 통해 과학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역으로 비판합니다.
그렇게 확신에 찬 어조로 쩌렁쩌렁하게 말하는 강의장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기까지 합니다.
책의 초반에는 과학의 성격에 대한 설명이 들어가고, 이어서 미시/거시적인 숫자의 세계에 대해 이해하기 쉬운 비유를 이용해 직관성을 부여합니다.
비판적인 사고를 하지 않으면 생기는 바보같은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기를 요구하고
과학적 사고를 통해 무의미해보이는 데이터로부터 의미를 뽑아내는 작업에 대한 이야기도 합니다.
확률을 계산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그 확률을 이용해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가짜 정보들을 어떻게 파헤치는지도 보여줍니다.
그리고 어느정도 과학적 지식이 누적되었다고 생각될 때, 지구의 미래를 과학적으로 고려하여 발생가능한 문제에 대비하기를 권유합니다.
그리고 과학이라는 이름을 두른 가짜 학문들에 대해 날선 비판이 이어지면서 책은 마무리됩니다.
<각종 수치와 도표들의 향연>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과학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입문에 가까운 수업에 입문을 넘어서는 자료를 넣기 위해 고심한 모습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루할 수 있는 숫자 나열을 조금이나마 재미있게 하려는 이야기들도 꽤 괜찮은 시도였다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과학으로 직업을 삼으려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하던 과학을 한번쯤 되돌아보게 하는 좋은 채찍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과학적 사고에 대한 이야기>
그러나 아쉽게도 하필이면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는(?!) 천체물리학과 교수의 교양(범위를 살짝 넘어서는)수업이라서 그런지
꽤나 익숙하지 않은 수치와 예시문들이 설명이 부족한 상태로 상당히 많이 나열되고 있는데, 이것이 이 책의 진입장벽이 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하나 더, 번역이 원문에 너무나 정직한 번역이라는 느낌을 받아서 안그래도 난이도가 있는 내용에 대해
다소 딱딱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던 것도 이 책의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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