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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은 많다...그러나...
    게임과 함께하는 이야기 2008. 1. 2. 12:28

    세상에는 널리고 널린 것이 게임이다. 무궁무진한 게임이 있고 변화무쌍한 플레이방법이 있으며

    그것을 즐기는 오만가지의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그중에 인정을 받고 긴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

    에게 사랑을 받고 유행이 흘러간 후에도 계속하여 인구에 회자되는 게임은 그리 흔치 않다. 그러나

    분명 있기는 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러한 게임이야 말로 우리에게 삶의 활력소이자 새로운

    경험이 아닐까.


    자 잡설은 관두고 이제부터 내 인생 최고의 게임에 대하여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본인이 게임을

    처음 접한 것은 대략 국민학교 1학년 때인 것으로 기억한다. 아직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게임기란

    개념이 희미할 때였다. 필자의 할머님 께서는 미국에 계신 고모님의 자제분들을 돌봐주실 요량으

    로 미국에 줄곧 계시다가 이따금씩 한국에 오시고는 했는데 그때마다 무언가 신기한 것을 사오시

    고는 했다. 내가 국민학교 1학년일 때 할머님이 사다 주신 것이 바로 그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닌텐

    도 컴보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 컴보이로 나중에 수입이 되었지만 그때까지는 미국에서 따로

    구매를 해서 와야 하는 희귀한 상품이었다. 처음에 기본적으로 들어있는 슈퍼마리오를 하며 계속

    마리오가 죽는다고 울고 불고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나중에는 100개가 넘는 보너스를 한순간에

    먹어주시는 방법도 알고 여기저기 숨겨진 스테이지를 이용하여 탄을 마구마구 건너 뛰어 주시는

    방법까지 터득하게 되었다. 물론 틈틈히 총을 쏘며 오리를 잡은 기억은 아직도 아련히 기억나는 추

    억이다. 그러나... 슈퍼마리오는 내 인생 최고의 게임이라기엔 스토리가 너무도 빈약했다. 그저 즐

    거운 게임이라면 많지만 내 인생 최고의 게임이라면 뭔가 더 그럴 듯한 것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

    가. 컴보이로 시작된 나의 게임 인생은 초등학교 6학년(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바뀌는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가 사다주신 마징가 마징가 마징가....아니...;; 286컴퓨터 한대에 확 바뀔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하드디스크 용량이 80메가바이트였고 지금 사람들은 생각도 못할 환상적인 도스

    시스템을 사용하던 시절이였다. 물론 내 컴퓨터가 당시 많이들 사용하던 컴퓨터에 비해 약간 낙후

    되어 있던 것은 사실이다. 대부분 386이나 돈 많은 집은 최신형 486컴퓨터를 쓰고 있을 시절이었

    다. 그러나 내게는 처음보는 생소한 컴퓨터 한대로도 충분히 다양한 게임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원

    동력이었다. 처음에 컴퓨터를 처음 받고 난 뒤 해본 게임이 스카이였다. 작은 우주선 한대를 이리

    저리 난 길로 통통 튀어다니며 기어가는 단순 무식한 게임이었다. 게임을 모두 끝내고 난 뒤의 그

    뿌듯한 마음은 아마 엔딩을 본 게이머만이 알 수 있는 그런 느낌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게임도 내 인생 최고의 게임은 아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좀 게임을 시작해 볼 즈음 중

    학교 1학년때 친구에게서 퍼온 게임이 나의 정신세계와 게임에 대한 기대도 및 생각을 완전히 변화

    시켰다. 그 게임이 바로 프린세스메이커2이다. 아직도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으며 심지어 리메

    이크 판이 최근에 나오기도 했었고 핸드폰 게임으로까지 나오는 엄청난 명작이다. 그 게임을 마치

    고 엔딩에 딸이 내게 쓴 편지를 보며 찔끔 눈시울을 붉히는 나를 모르는 사람은 변태라고 부를지도

    모르겠으나 감정이입을 착실히 해온 하드코어 유저로써 딸을 시집보내는 마음을 어찌 변태라고 할

    수 있으랴.


    그러나...(또 그러나?) 이 게임도 내 인생 최고의 게임은 아니다. (물론 좋은 게임이긴 하다.) 그 뒤

    로 워크래프트2 테마파크 심시티2000등의 유수한 명작들을 거치며 안목을 길러온 내게 중학교 3학

    년때 접한 게임 하나가 내 인생의 최고의 게임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이 게임을 접한 것도 게임

    발매 후 약 1년여의 시간이 지난 뒤였다. 친구에게 빌려서 해 본 후 리메이크판을 구입했다. 내가

    처음으로 산 정품 게임이었다.) 그 게임의 이름이 바로 THE WAR OF GENESIS 2. 바로 창세기전2

    이다. 혁신적인 시스템과 화려한 마법과 필살기 효과. 그리고 나의 마음을 제일 강하게 사로잡은

    바로 그것은 방대한 스토리와 감동의 도가니탕에 빠졌다가 껀져내어서 국물을 우려내고 다시 재탕

    삼탕을 해먹을 수 있는 슬픈 엔딩이었다. 창세기전2는 당시에 컴퓨터로 게임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

    은 이제는 XP시스템에선 제대로 즐겨보기조차 힘든 도스기반 게임이지만 당시엔 엄청난 고사양에

    다가 메모리가 부족해서 쩔쩔매곤 했던 게임이다. 창세기전은 외전1 외전2 3파트1 3파트2까지 나

    오는 기염을 토했지만 아직도 매니아들은 2탄을 최고의 명작이라고 뽑는데 이견이 없을 정도이다.

    이 게임은 결국 내 인생 최고의 게임이 되어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별명을 GENESIS라고 짓게 되었

    고 또한 한국게임에 대한 기대와 자부심으로 가득차게 해 주었으며 감수성이 높은 시절에 가슴 따

    뜻한 이야기로 좋은 시절을 보내줄 수 있게 도와준 작품으로서 내게 기억되고 있다.

    내 인생 최고의 게임은 남들이 칭찬하고 재미있다고 이야기 해 주는 그런 게임이 아니라 내가 진정

    으로 즐겁게 했고 무언가 남겨주는 것이 있었고 뒤에도 다시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

    는 바로 그런 게임이 아닐까. 게이머들에겐 각각 최고의 게임이 있을 것이다. 가슴 속에서 지워지

    지 않는 감동, 재미를 선사했던 그런 게임들. 나에겐 그런 게임이 바로 창세기전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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