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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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를 여행하는 뚜벅이를 위한 안내서 - 1일차여행과 함께하는 이야기 2016. 11. 9. 19:13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나라 여행을 반복한다.(?!) 4번째 일본여행. 이번엔 시즈오카입니다. 6월에 다녀온 북큐슈의 추억을 곱씹으며 여행에의 욕구를 잠재우던 무더운 8월이었다. 1년에 한번 참기름 쥐어짜듯 경비를 모아 나가는 여행이었던 만큼 2016년에 더이상의 해외여행은 없을 터였다. 그러던 중 실시간 검색어에 '에어서울'이라는 이름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보았다. 확인해보니 새로이 취항하는 항공사가 이벤트 특가 항공권을 낸 것이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려 해 보았지만 이미 폭주상태. 여행자가 항공권 특가 이벤트를 잡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힘들다고 했던가. 그날 오후까지 내가 홈페이지의 글씨 하나라도 구경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다 5시가 되자 느릿느릿하게 접속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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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손으로, 교토 서평그외에 함께하는 이야기 2016. 7. 22. 19:50
어제 배송된 이 책의 비닐을 뜯은 뒤에 어떤 즐거움이 있었는지 십분의 일이나마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받은 뒤에 제가 본 여행책중에 가장 스타일리쉬한 느낌에 즐거웠구요. 하드커버를 펼쳐보았을 때 그 안쪽의 영수증 사진들의 센스에 놀랐습니다. 첫 장을 넘기면서 손글씨와 색연필로 그린듯한 일러스트에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모든 페이지가 그렇게 되어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정말 좋았네요. 파스텔풍의 녹색 책과 핑크색 노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곳곳에 저자가 그린 일러스트가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동시에 그림을 그리는 듯한 느낌이라 맥락이 아주 잘 맞아 떨어집니다. 특히 위트있는 글솜씨는 이 책의 백미입니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사진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여행서에 사진이 없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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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박9일 북큐슈 여행기 - 8,9일차여행과 함께하는 이야기 2016. 7. 18. 22:29
벳부 숙소에서의 하루는 제법 쉽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숙박을 했던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방 안에 인도 향신료 내음이 가득하더군요. 시간이 지나면 후각이 지치면서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갈수록 점점 심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냄새가 나는 자체도 문제이지만 혹여 옷에 배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게 될까봐도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옷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아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하지만 수면은 좀 부족한 상태로) 여정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체크아웃을 대비하여 짐을 미리 싸두고 카운터에 맞겼습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카메라 가방만 메고 벳부 지옥온천순례를 시작합니다. 9일차에는 11시에 귀국 비행기를 타야 하고, 두 시간 전에 미리 도착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그 날은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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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박9일 북큐슈 여행기 - 7일차여행과 함께하는 이야기 2016. 7. 18. 22:19
어느덧 북큐슈의 서쪽을 돌아 중앙을 가로질러 동쪽을 보러 갈 차례입니다. 유후인에서 오전중에 관광을 마치고 오후엔 벳푸에 가는 계획이었습니다. 전날 비가와서 풍경을 충분히 만끽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이른 아침부터 구경을 다닐 요량이었는데 첫발부터 삐끗하고 맙니다. 좋은 숙소의 기운에 취해 침대에서 숙면을 취해버린 것이죠. 다른 말로 하면 '늦잠' 입니다. 유후인에 있는 긴린코는 주변의 온천수가 흘러들어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새벽녘의 찬 공기와 따뜻한 호수가 만나 신비로운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갔을때는 6월의 한복판이라 새벽의 찬 공기라는게 있을까 싶었지만 혹시나 해서 계획은 세워뒀었거든요. 마침 전날 비도 왔겠다 공기가 차고 하다보면 물안개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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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박9일 북큐슈 여행기 - 6일차여행과 함께하는 이야기 2016. 7. 18. 20:17
두 캔의 맥주에 시체처럼 잠이 들었던 저는 아침이 되어서야 눈을 뜰 수 있었습니다. 보통 자면서 누운자리가 뜨거워지면 옆으로 구르고, 다시 식으면 돌아와 자기를 반복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때는 잠들었을 때 그대로 눈이 뜨였습니다. (아니면 한바퀴를 돌았던가요...) 워낙 야심한 시각에 들어온 숙소라 주변 풍광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는데, 창문을 열어보니 근처에 소나무숲이 펼쳐진 것이 보였습니다. 제가 묵었던 숙소는 니지노마쓰바라(무지개의소나무숲)이라 불리는 일본 명승지정 3대 송림 중 한곳에 있었습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해 방풍림을 조성한 것이 그 시초입니다. 가라쓰의 번주였던 데라자와 히로타카는 이 숲을 조성하면서 금벌령을 내려 나무를 베는 자를 엄히 다스렸다고 합니다. 심지어 낙엽을 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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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박9일 북큐슈 여행기 - 5일차여행과 함께하는 이야기 2016. 7. 18. 20:04
5일차 일정은 8박9일의 북큐슈 여행 중에 가장 많이 사방팔방으로 돌아다닌 날이었습니다. 보고 싶은 것은 많고, 시간은 별로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나가사키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아침일찍 예약해둔 열차를 이용하여 사가역으로 갔습니다. 사가역에서 무언가 볼 예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에 사가역이 가장 무난한 베이스캠프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이 날의 일정은 나가사키에서 사가역으로 간 뒤 버스를 타고 야나가와에 가서 뱃놀이를 한 뒤에 다시 사가로 돌아와 열차를 타고 타케오온천역에서 3000년짜리 녹나무를 보고 온천을 즐긴 뒤 다시 사가로 돌아와 열차를 타고 가라쓰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사가에 도착하자마자 귀찮은 짐이었던 캐리어를 코인락커에 넣어두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