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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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큐슈를 여행하는 뚜벅이를 위한 안내서 - 4일차여행과 함께하는 이야기 2017. 12. 31. 20:44
구마모토 토요코인 호텔의 마지막 날이다. 비행기를 구마모토in 구마모토 out으로 해두었기 때문에 어차피 구마모토로 돌아오긴 할 예정이지만, 마지막 날은 좀 특별한 곳으로 숙소를 정해놓았기 때문에 사실상 이 호텔은 마지막인 것이다. 내게는 조식이 참 맛있었던 호텔로 기억될 예정이다. 아침에 일찍 나가야 했으므로 전날 미리 짐을 다 싸놓았다. 가볍게 샤워를 하면서 정신을 차린 뒤 내려가 조식을 챙겨먹었다. 내 방은 옆 건물과 딱 붙어있고 두꺼운 커튼이 쳐져있어서 잘 몰랐는데, 로비로 나와보니 바깥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었다. 이따금씩 우르릉 쾅쾅 거리며 번개도 쳤다. 일단 내가 오늘 가려고 하는 타카치호(고천수-高千穂)는 날씨가 흐림으로 나와서 거기에 실낱같은 희망을 두었다. 그래도 호텔을 나서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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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큐슈를 여행하는 뚜벅이를 위한 안내서 - 3일차여행과 함께하는 이야기 2017. 10. 9. 19:54
3일차의 아침이 밝아왔다. 아침 시작부터 더위가 장난질이 심했다. 심지어 습도도 엄청났다. 에어컨을 키면 춥고, 끄면 덥고 꿉꿉한 것이 반복되어 완벽한 수면을 취하기는 어려웠다. 과연 남큐슈의 8월은 만만치가 않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머리를 스쳐갔다. 그렇다고 여행을 중단하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큰 각오를 다지고 나서야 간신히 움직일 수 있었다. 토요코인의 아침식사에 어느새 매료되어버린 나는 기어코 아침식사를 하고야 말았다. 출발하기 전에 따끈한 물에 반신욕도 하고 갈 욕심으로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꾸벅꾸벅 졸았다. 버스시간은 정해져 있고, 아침식사까지 해야 했기 때문에 일찌감치 부지런을 떤 것이다. 따끈한 물에 녹은 듯 살짝 편안해진 다리를 이끌고 식당으로 내려가니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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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큐슈를 여행하는 뚜벅이를 위한 안내서 - 2일차여행과 함께하는 이야기 2017. 10. 8. 22:26
전날 저녁에 간식을 푸짐하게 먹은 터라 조식을 먹을 생각은 없었는데, 이틀차의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 호텔 1층으로 내려오니 무언가 맛있는 내음이 가득했다. 많이는 안먹더라도 맛 정도는 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이끌리듯 식당으로 향했다. 꽤 이른시간이라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수트에 넥타이까지 매고 아침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니 멀리서 이 곳에 출장온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비지니스 호텔이라는 말이 다시 실감이 나는 순간이다. 그 속에 반바지에 새파란 린넨 셔츠를 입고 있는 커다란 카메라 가방을 둘러멘 사람이 나타났으니 시선이 집중될 법도 했다. 사람들이 흘끔흘끔 쳐다보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지만, 그런 것에 신경쓴다면 혼자여행은 하기 어렵다. 아무튼 접시를 하나 들고 메뉴를 찬찬히 훑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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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큐슈를 여행하는 뚜벅이를 위한 안내서 - 1일차여행과 함께하는 이야기 2017. 10. 8. 21:59
또 다시 휴가를 일본으로 가겠다는 나에게 한 친구가 물었다. "요즘 군함도나 위안부 건으로 떠들썩 한데 굳이 일본을 여행하는 이유가 뭐냐?" 물어본 자리에서는 대충 생각나는데로 대답해버리고 말았지만, 나는 그 질문을 한참이나 생각해 보았다. 나도 대한민국의 아들이다. 위안부와 강제징용에 대해 울분을 토하지 않는 것이 아니며, 일본 정치인들의 독도 도발이 어처구니 없지 않은 것도 아니며, 방사능이 무섭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일본을 자주 찾게 되는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내가 성장하면서 경험한 일본 문화에 대한 확인의 의미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청소년이 즐길 수 있는 문화컨텐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게임 등이 일본 문화에 그 주류를 두고 있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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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를 여행하는 뚜벅이를 위한 안내서 - 4일차 Final여행과 함께하는 이야기 2016. 11. 26. 14:50
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 헤이! 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 시즈오카 마지막날 여행기 시작합니다! 시즈오카 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오후 2시 10분에 시즈오카역에서 떠나는 공항 버스를 탑승해야 비행기를 탈 수 있었기 때문에 4일차의 일정은 그 안에 끝나야만 하는 타임어택같은 것이었다. 물론 시즈오카역에서 가급적이면 가까운 곳에 있는 관광지면 더 여유가 있을 것이고. 그래서 4일차 일정은 오전중에 니혼다이라와 쿠노잔 도쇼구(구능산 동조궁)을 보는 것으로 정했다. 3일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보여주었던 후지산-시즈오카 관광티켓의 효력이 다했기 때문에 이제는 모두 현금 박치기로 다녀야했다. 가급적이면 교통비를 줄여보고자 생각한 것이 바로 호텔 셔틀버스를 이용해보자는 것이었다. 니혼다이라 호텔은 내가 가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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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를 여행하는 뚜벅이를 위한 안내서 - 3일차여행과 함께하는 이야기 2016. 11. 25. 00:17
파란하늘 파란하늘 꿈이 드리운 푸른 언덕에 아기염소 여럿이 풀을 뜯고 놀아요 해처럼 밝은 얼굴로~♬ 3일차 여정 시작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하늘이 푸릇푸릇했다. 역시 2일차와 3일차 일정을 바꿔서 진행한 것이 주효한 것 같았다. 숙소였던 카케가와 도미인을 예약할 때 옵션에 '최대한 고층으로'라고 남겨놨더니 13층 건물에서 11층에 방을 받을 수 있었다. 13층에 있는 대욕장으로 가기에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풍경이다. 침대에서 커텐을 걷으면 창 밖으로 펼쳐지는 카케가와의 풍경이 펼쳐지고, 그 중에서도 볼록 솟아오른 카케가와성이 특히 눈에 들어온다. 아침저녁으로 여행의 시작과 도착을 반겨주는 듯도 하다. 사실 이 일정을 짜면서 가장 나를 힘들게 했던 부분은, 후지산에 올라가는 길에 시라이토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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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를 여행하는 뚜벅이를 위한 안내서 - 2일차여행과 함께하는 이야기 2016. 11. 16. 12:00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오면 비에 젖어 사는거지 그런거지~ 음음음 어허허~♬ 비오는 날 시작된 시즈오카 여행기 2일차 시작합니다. 전날 미리 확인해 둔 바에 의하면 2일차 오전에는 비가 온다고 했다. 비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라고 김국환 아저씨가 노래했다지만 나는 비가 오는 날이 싫다. 물론 비가 와서 관광하기 더 좋은 곳이 있지만, 비가 오면 관광을 포기해야 하는 곳이 훨씬 많이 있기 때문이다. 2일차 일정은 후지산 주변을 돌아보는 것으로 했었는데 아무래도 그건 날이 맑을 때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구름낀 날 후지산 근처에 갔다가 아무것도 못보고 오면 그렇게 억울한 일도 없을 터. 과감하게 2일차 일정과 3일차 일정을 교체했다. 2일차 일정으로 결정> 여행지에선 이동시간 뿐만 아니라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