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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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한자와나오키 3 -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그외에 함께하는 이야기 2019. 12. 14. 09:33
"버스에 타고 책을 펼쳤다가 덮었더니 부산에 도착해있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고속버스로 4시간 20분이 걸립니다. 저렴한 가격에 부산에 갈 수 있는 고속버스지만 KTX나 비행기 같은 탈것에 비해서는 시간이 좀 걸리는 게 아쉽습니다. 그래서 버스 안에서 할 만한 무언가를 잘 챙기는 것이 여정을 조금이나마 짧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게임을 하거나 드라마, 예능 등을 시청하는 편입니다. 이번에는 한자와나오키 3권을 준비해 갔습니다. 버스에 타고 책을 펼친 다음 469페이지의 내용을 전부 읽고 기지개를 켜며 고개를 들어보니 사상 터미널이었습니다. 휴게소에 들렀는지도 몰랐습니다. "Previous(이전의) 한자와나오키" 한자와나오키는 '이케이도 준'의 소설로 '한자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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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거울 속 외딴 성그외에 함께하는 이야기 2018. 9. 25. 22:21
처음 책을 받았을 때 그 두께감에 가슴 언저리가 서늘했습니다. 이걸 언제 다 읽지? 그러나 이 책은 2018 서점대상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한 작품. 어디 권위있는 비평가님네들이 대중성이 결여된 작품을 읽어보라며 강요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게 일본 서점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직접적인 선택을 받은 작품입니다. 그야말로 대중성을 확실하게 알려주는 책인 셈이죠. 읽다가 재미 없으면 베개로라도 쓰려고 했지만 왠걸요. 당당하게 명예의 전당 책장에 한 자리 떡 차지하고 말았습니다. 무지개빛으로 빛나는 제목은 책 내용에서 무지개빛으로 빛나는 거울을 의미하는 것 같네요. 표지 자체도 아주 동화적이어서 장식용으로도 아주 훌륭합니다. 물론 읽으면 더 훌륭합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생으로,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대학생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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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아버지라는 이름의 큰나무그외에 함께하는 이야기 2018. 3. 18. 20:00
이 책을 읽으면 '우리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지?'하는 생각이 절로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아주 어렸을 적에 아버지는 고장난 물건을 뚝딱뚝딱 고쳐주시고, 수학문제라면 무슨 문제든 척척 풀어주시는 영웅적인 존재였다. 적당히 어렸을 적에 아버지는 시대에 뒤쳐진 이야기를 이따금씩 하시는 그런 존재로 전락했다. 그리고 더이상 어리다고 할 수 없는 시점이 되었을 때는 아버지의 품 속에 있지 않아서 그 존재를 떠올릴 일 조차 별로 없었다. 그러나 나에게 '아버지'라는 이름이 붙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되었을 때 비로소 그의 진가를 조금씩 느끼게 되었고 한 가정을 이끌어갈 만큼의 경제력을 보유하면서 아들의 수학문제에 참견하고 집안의 잡일들을 거뜬히 해치웠다는 점에서 아버지가 영웅적인 존재임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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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그외에 함께하는 이야기 2017. 10. 14. 21:33
넘쳐나는 정보의 시대입니다. 그러나 데이터의 양이 방대하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진실을 말하고 있지는 않죠. 통계적인 뻔한 트릭으로 진실을 호도하고, 잘못된 정보가 버젓이 진실인 양 유통되고 있기에 그 속에서 진짜배기 정보를 골라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떠다니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비판적 사고를 하는데 과학자들의 방식이 꽤나 잘 먹혀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데이비드 헬펀드는 컬럼비아 대학 천문학과 교수로, 신입생 필수강의인 '코어 커리큘럼'에 과학 수업을 처음으로 개설하고 그 수업에서 해온 강의를 책으로 엮어냈습니다. '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 - Scientific habits of mind'가 바로 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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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손으로, 교토 서평그외에 함께하는 이야기 2016. 7. 22. 19:50
어제 배송된 이 책의 비닐을 뜯은 뒤에 어떤 즐거움이 있었는지 십분의 일이나마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받은 뒤에 제가 본 여행책중에 가장 스타일리쉬한 느낌에 즐거웠구요. 하드커버를 펼쳐보았을 때 그 안쪽의 영수증 사진들의 센스에 놀랐습니다. 첫 장을 넘기면서 손글씨와 색연필로 그린듯한 일러스트에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모든 페이지가 그렇게 되어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정말 좋았네요. 파스텔풍의 녹색 책과 핑크색 노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곳곳에 저자가 그린 일러스트가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동시에 그림을 그리는 듯한 느낌이라 맥락이 아주 잘 맞아 떨어집니다. 특히 위트있는 글솜씨는 이 책의 백미입니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사진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여행서에 사진이 없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