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에 함께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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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 룸스프레이 The Scent of PAGE그외에 함께하는 이야기 2023. 9. 13. 13:14
인간의 기억은 신기하다. 재미나게 보았던 영화의 음악을 들으면 감동이 되살아나고 행복했던 장소에 다시 방문하면 마음이 훈훈해진다. 영화를 본 것도 아니고 행복한 순간이 다시 온 것도 아니다. 그저 함께 했던 음악을 듣고 행복했던 장소에 방문한 것일 뿐이다. 하지만 연관되어있는 옛 기억이 소환되며 그때와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냄새도 그렇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저자 마르셀 푸르스트는 마들렌을 먹다 고향에서 숙모님이 주셨던 마들렌을 떠올렸다. 그리고 고향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소설을 집필했다고 한다. 냄새가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푸르스트 효과'라고 한다. 이 효과는 학습능력 향상이나 마케팅 등에 이용된다. 나는 이 효과를 마케팅에 이용하는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교보문고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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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클래식 (지이, 태복 지음, 더 퀘스트 출판사)그외에 함께하는 이야기 2022. 4. 18. 12:28
classic : [형용사] 일류의, 최고 수준의 / [형용사] 전형적인, 대표적인 / [형용사] (스타일이) 고전적인, 유행을 안 타는 클래식하면 약간 고리타분하고 교양있는(혹은 그런 척하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전에서 검색하면 위와 같은 결과물을 볼 수 있다. 클래식은 '전형적인' 음악이 될 수도 있지만 '유행을 안 타는'음악이 되기도 한다. "그런 따분한 음악은 싫어요."라고 말하는 사람도 비발디 사계를 들으며 듣기 평가 준비를 했고, 트럭 후진 소리에서 엘리제를 위하여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꽤 많은 곳에 클래식이 있다. 시작 부분의 몇 개 음을 들려주면 뒤를 이어 부를 수 있는 노래도 꽤 많다. 사람들은 클래식을 싫어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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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밀리언 뷰 웹소설 비밀코드 - feat 팔리는 웹소설 작가로 회귀하다그외에 함께하는 이야기 2021. 2. 15. 13:07
---------------------------------------------------------------------------------------------------------------------------- 항상 그랬다. 누구보다 소설을 쓰는데 진심이었던 제네시스였지만 3화를 넘기지 못했다. 조회수가 문제가 아니었다. 글이 써지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주인공은 매력적이지 않았고 이야기는 재미있지 않았다. 옆집 살던 철수철수는 벌써 천만뷰의 작가가 되었다는데. 인스타에선 페라리를 샀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다. 유명 작가가 되고 난 뒤에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 먼저 연락도 하지 못했다. "나는 소설가를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르겠어." 라고 되뇌이던 바로 그때, 제네시스는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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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영어, 발음이 왜 그래?그외에 함께하는 이야기 2021. 1. 21. 21:55
아이 앰 어 보이, 유 알 어 걸. 헬로 마이 네임 이즈 제로전일. 왓 이즈 유어 네임. 하우 아 유? 아임 파인 땡큐. 앤 쥬? 오래전부터 영어는 우리 근처에 있었다. 나는 단순히 수능을 보면 영어가 끝날 줄 알았던 순진한 아이였고, 대학교에서 쏟아지는 영어 전공서적의 바다에서 허우적댈 수밖에 없었다. 대학원에 진학해서도 영어는 큰 과제였고, 논문 하나 읽는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정도였다. 그래도 읽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해서 그런지 전공서적 정도는 손쉽게 읽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영어를 나쁘지 않게 한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얼마 되지 않아 언어의 장벽에 가로막히게 된다. 그것도 맥도널드를 마꾸도나루도라고 읽는 일본에서. 첫 해외여행지로 도쿄에 갔을 때 나는 동경대 구경을 간 적이 있다. 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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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4 - 이카로스 최후의 도약그외에 함께하는 이야기 2020. 4. 1. 14:48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입사를 하면 능력에 맞는 일을 할당받아 공정하게 평가받고 성과급을 받거나 승진을 하는 것을 꿈꾼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환경에서라면 당연시되어야 하는 이런 일들은 의외로 현실에서는 판타지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어렵사리 이룩한 성과를 윗선에서 홀랑 낚아채가고 입을 씻는다던가, 직장동료의 시기와 질투에 평가가 안 좋아진 나머지 승진에서 누락된다던가, 나보다 훨씬 일을 못하는 사람이 학연, 혈연, 지연, 심지어 흡연(?!)을 통해 줄을 잘 서서 승승장구한다던가 하는 일들이 그렇다. 단순히 공을 빼앗기는 것을 넘어서 누군가의 과를 떠안아야 하는 일도 있다. 이때의 억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서는 이러한 적폐에 맞서 싸워야 하는데, 사실 이런 적폐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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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한자와나오키 3 -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그외에 함께하는 이야기 2019. 12. 14. 09:33
"버스에 타고 책을 펼쳤다가 덮었더니 부산에 도착해있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고속버스로 4시간 20분이 걸립니다. 저렴한 가격에 부산에 갈 수 있는 고속버스지만 KTX나 비행기 같은 탈것에 비해서는 시간이 좀 걸리는 게 아쉽습니다. 그래서 버스 안에서 할 만한 무언가를 잘 챙기는 것이 여정을 조금이나마 짧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게임을 하거나 드라마, 예능 등을 시청하는 편입니다. 이번에는 한자와나오키 3권을 준비해 갔습니다. 버스에 타고 책을 펼친 다음 469페이지의 내용을 전부 읽고 기지개를 켜며 고개를 들어보니 사상 터미널이었습니다. 휴게소에 들렀는지도 몰랐습니다. "Previous(이전의) 한자와나오키" 한자와나오키는 '이케이도 준'의 소설로 '한자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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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엑스맨은 어떻게 돌연변이가 되었을까?그외에 함께하는 이야기 2019. 12. 5. 15:17
이 책의 부제는 '대중문화 속 과학을 바라보는 어느 오타쿠의 시선'이다. 많은 사람들이 과학의 엄청난 힘을 알고 있고, 발전하는 과학기술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지만 우리가 잘 이해할 수 없는 학문을 한다는 이유로 과학자는 괴짜 취급을 받기 일쑤다. 과학에 대한 상식을 줄줄 읊다 보면 오타쿠라는 평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가 인문학 혹은 감성의 영역과 만나게 되면 나타나는 시너지 효과는 무궁무진하다. 저자는 아마도 이런 이유로 대중문화를 이용해 독자들을 꼬셔 과학의 영역에 발담그게 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영화에는 다양한 과학기술적 관점이 들어있다. 특히 SF장르에서 도드라지게 드러난다. 저자는 '쥐라기 월드', '엑스맨', '나는 전설이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