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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피트니스 리뷰
    게임과 함께하는 이야기 2009. 2. 13. 17:42

    작년 4월 말에 출시한 wii는 어느샌가 콘솔시장에서 후레이수테이숑과 엑수박수의 양대산맥을 꺾고 정상에 자리잡고 있다. 게임큐브와 닌텐도64를 이래저래 후려치던 옛 시절이 그리운 MS와 소니가 눈에 선하다. 닌텐도는 이런 압도적인 상황에도 모자라 연말연시 선물시장의 종지부를 찍겠다는 듯 위피트를 선보였다. 이야기가 약간 삼천포로 샜지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보자. 필자는 얼마전 wii와 wiifit을 함께 구입하였다. 운동이라고는 당장 김연아가 와서 스케이트를 타자고 애교를 부려도 이불 속에서 꿈쩍하지 않을 필자가 위피트를 구입하게 된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어느순간부터 계단을 두개 이상 오르면 숨이 차오르는 운동부족의 저주를 받은 몸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운동을 피해온 핑계는 다음과 같다.

    "여름엔 더워서..."
    "겨울엔 추워서..."
    "봄가을에는 학교 다니느라..."


    결국 1년 내내 운동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위피트는 집에서 하는 것이므로 위 세가지의 핑계가 모두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헬스클럽 등록한 셈 치고 과감하게 구입을 하게 된 것이다. 아마 구매에 결정타를 날린 요인은 '게임 기능이 있다는 점'일 것이다. (게임기능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정말로 매우 부수적인 부분에 불과하다...)

    위피트니스에는 크게 요가, 근력운동, 유산소운동, 밸런스 강화운동 이렇게 네가지 종목이 있다. (이런 사가지밖에 없는 기계를 보았나?) 위핏을 사면 타이틀에 딸려오는 밸런스 보드는(마치 소녀시대 달력을 사면 치킨이 딸려온다는 듯한) 몸의 균형이나 체중을 계산해 주어 자신의 평가 점수에 반영하며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등등을 체크해 줄 수 있다. 모두 재미난 부분이지만 먼저 밸런스 게임 부분을 살펴보자.

    밸런스 게임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어긋난 몸의 균형을 중앙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훈련을 도와주는 강화훈련인데 대부분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근데 재미는 난데 뭔가 이상한 부분들이 있다.

    먼저 좌,우로 몸을 기울여 날아오는 축구공을 헤딩으로 쳐내는 게임이 있다. 근데 나의 밸런스 강화를 도와주기 위해 멀리서 축구공을 차 날려주는 사람들 중 절반은 나에게 악감정이 있다. 축구공을 날리는 것이 아니라 축구화를 날려주는 경우는 그래도 양반이라고 하겠다. 축구공 비스끄므리 한 팬더곰 헬멧을 날리는 놈이 있는가 하면 축구화와 팬더머리를 한꺼번에 날리고 심지어 축구공은 날리지도 않고 신발과 헬멧만 날리는 얌체짓을 하는 놈도 있다. 얻어맞으면 그로기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화면 속 캐릭터 뿐만 아니라 필자도 함께 정신이 멍해지는 효과가 있다. 물론 익숙해지면 축구공만 쳐내는 것이 쉬워지지만 이미 수십대는 얻어맞고 난 뒤의 일이니 감정의 골은 깊어질대로 깊어진 후다.


    유산소 운동은 말 그대로 산소를 소비하게 하여 헐떡거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 지방의 직접적인 산화와 관련이 있는 부분으로 DDR과 비슷한 스텝밟기, 훌라후프, 조깅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의외로 운동이 상당히 되어서 30분정도 하게 되면 요즘같이 추운 겨울에도 등이 흥건하게 젖을 정도이다. 특히 복싱연습을 하는 모드는 열심히 즐기게 되면 팔다리허리어깨무릎에 알이 배기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며 멋도모르고 쌩쌩하다고 하루를 꼬박 운동을 즐기면 일주일동안 병석에 누워 시름시름 앓으면서 후회하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아마 위피트를 사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다이어트의 필요성이 있거나 운동이 매우 부족하여 근력이 약한 분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대표주자인 필자가 실험해 본 결과 근력단련 종목중 2개 이상을 플레이 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경고 문구를 달아 놓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근력단련에서 요구하는 수많은 자세들은 초급 단계에서도 상당히 찰진 근육을 요구하며 2종목을 20분간 플레이 하고 바닥에 인사불성으로 누워있다가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맨바닥에서 일어난 경험을 해 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위와 같은 결론을 내릴 것이다.

    요가는 필자와 같은 부류라면 상상할 수 없는 요상한 굽힘자세를 요구한다. 세상에 손가락이 발끝에 닿는 사람이 어디있단 말인가!!! 그것은 사치이며 허영인 것이다!!!

    어쨌든 위에서 열심히 투덜거리긴 했지만 분명 위피트는 좋은 소프트이다. 운동부족과 운동을 향한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필자를 TV앞에서 헐레벌떡 뛰어다니게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이제 보름째에 접어들고 있는 필자의 몸무게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지만 근육이라도 단련되고 있다는 느낌은 매우 만족스러운 것이었다. 일단 땀이 나니 운동을 제대로 했다는 기분이 난다고 할까. 밸런스 보드 또한 좋은 보조 기구이다. 추후에 스노우 보드 게임 등에서 밸런스 보드를 지원한다고 하니 이번기회에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 Wii와 wii fit의 세계에 발을 담구는 순간 당신은 이미 권상우, 배용준의 몸에 돌입할 기회를 얻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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