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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박6일 도쿄 여행기 -1
    여행과 함께하는 이야기 2014. 3. 25. 14:52

    새로운 시작을 위한 터닝포인트가 필요할 때, 저는 항상 여행을 마음먹었습니다.

    기약없는 달리기에 한번은 숨을 고르고 가야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었죠.

    차 없이 BMW로 (Bus, Metro, Walking) 나름 국내의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고 생각했습니다.

    제주(최남단과 한라산등정), 울릉도(최동단 독도까지, 성인봉등정), 순천, 보성, 부산, 대전, 경기도권의

    잡다한 여행지를 지나면서 전체적으로 훑어는 보았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해외로 나가야 할 때!! 라고 생각했죠.

    제가 가장 가고 싶은 곳은 항상 일본이었습니다. (특히 동경)

    일본문화를 많이 접해 본 점, 영어 이외에 유일하게 약간의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 가까운 곳이라 교통비와 시간이

    많이 절약된다는 점 등이 큰 메리트라고 생각했죠.

    제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계속해서 가지 못한 일본행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2011년 3월 이전에는 돈이 없어서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었고, 그 이후에는 항상 방사능의 공포가 따라다녔습니다.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이랬습니다.

    자연방사능 량이 1일당 2.74 uSv, 방송에서 문제로 지적되었던 도교 측정스팟 이외의 지역 측정치는 1일당 29.28 uSv

    (그래서 기준치의 약 10배), 5박 6일 일정을 그냥 6일로 잡고 내가 받을 피폭량은 175.68 uSv

    그런데 X-ray 흉부촬영에 받는 피폭량이 100 uSv, CT 흉부촬영은 7000 uSv 라고 합니다.

    1주일 정도의 체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 것입니다.

    (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본 여행이 안전하다는 주장을 하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매년 일본을 못가봤다는 점을 아쉬워할 스트레스 요소와 비교하여 비슷한 수준으로 생각되었고, 저는 과감하게

    일본행을 결정하게 됩니다.

    물론 저도 내부피폭은 좀 무서운지라 해산물은 입에 대지 않는 것을 기본적인 자세로 삼았습니다.

    (계란사다 먹다가 문득 소금찍어먹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 당황은 했었습니다만...)

    여기까지가 일본행에 대한 자기 변명 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일본여행에 대해 걱정하시는 것을 알고, 또한 실제로 위험부담의 요소가 있음을 알고 있기에

    여행기를 쓰는 것이 조심스럽기도 했으나 제가 외국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전달하고 간접체험을 시켜드리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간접체험을 시켜 드릴 정도의 필력이 되는지는 별개문제입니다...^^;;)

    자 그럼 진짜 변명을 마치고 본격적인 여행기를 펼쳐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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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출발을 위한 터닝포인트로써의 여행을 위해 전주를 위시한 남도 맛투어를 계획하고 있던 제게 악마... 아니 천사...

    아냐 이것도 아닌 것 같아... 그냥 동호회 형님의 속삭임이 들려왔습니다.


    "갈 수 있을 때 가라. 나중에 직장인이 되면 사회라는 톱니바퀴에 끼어들어가게 되고, 한번 돌아가기 시작한

    톱니바퀴에선 나오기가 상당히 힘들어지게 된다. 젊을 때 되면 그냥 지르고 가야 해. 나는 그랬어."


    국내여행은 여러번의 경험으로 혼자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같은 것이 있었지만 해외여행은 또 다른 세계였습니다.

    말은 통할지, 결제할 카드도 없는데 가져가는 현금으로 충분할런지, 치안은 괜찮을 지, 잠깐 정신줄 놓으면 해체되어

    서해바다에서 모르는 타인을 위해 강제 희생 되어 장기를 대신 해주는 것은 아닌지(!!) 등등이 걱정되었습니다.

    첫 해외여행이니 만큼 치안이 잘 되어있는 곳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시도했던 일본, 그 중에서도 가장 일본을 잘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 도쿄에 가기로 했습니다.

    일본어를 직접적으로 배워본적은 없지만, 간신히 히라가나 가타카나 정도를 읽을 수 있는 능력과

    일드, 애니메이션을 통해 귀에 익숙한 문장들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도 말한 적 있지만 어차피 일본어는 나루호도,야빠리,이이야리 등으로 되어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있는데 '바닐라에어'라는 저가항공이 발견되었습니다.

    나리타-인천공항 취항 기념으로 이벤트 행사를 하고 있더군요.

    유류할증료 없는 무식한 가격 편도 35,000원... 공항이용료를 포함해도 왕복 14만원이 안되는 금액이었죠.

    비행기가 준비되자 숙박을 정해야 했습니다.

    호텔스닷컴에서 도쿄 주변 숙박지를 알아보는 와중에 사쿠라호텔이라는 곳이 잡혔습니다.

    처음에는 캡슐호텔 정도에 들어갈까 생각했는데 5일을 천장이 낮은 방에서 자려니 부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쿠라호텔이라는 곳의 도미토리(기숙사같은 곳으로 8인실. 게스트하우스같은 구조로 예상했습니다.)를

    예약하였습니다.

    5박 6일동안 14만원이 안되는 금액으로 예약했으니 비행기와 숙박으로 27만원 정도를 소모한 셈입니다.

    엔저 덕분인지, 방사능 때문인지 일본여행 비용이 상당히 저렴해졌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여권이 없었기 때문에 여권도 만들어야 했습니다.

    (2년간 공익근무요원으로 시청 여권팀에서 일했는데 아직도 여권이 없냐는 말을 수백번쯤 들었습니다만.)

    여권을 만들자니 사진이 필요했는데, 졸업할 때 찍은 사진을 쓰려고 봤더니 몸이 30도쯤 틀어져 있었습니다.

    (무슨 국회의원 나가는 것도 아니고 사진을 이따위로 찍어놨는지 모르겠지만...)

    사진관에서 여권용으로 사진을 찍자니 13000원 돈이 들어가는데 없는 살림에 너무 아까웠습니다.

    여권사진 조건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방에서 찍어서 인터넷 인화를 해보려고 시도했습니다.

    타이머를 맞추고 찍다가 재채기하는 사진이 찍히는 등 여러가지 헤프닝을 벌이다, 결국 배경을 하얗게

    만들지 못해서 사진관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역시 여권사진은 사진관에서!!)

    (이쯤에서 알아보는 여권사진 조건 : 뿔테안경안되고, 몸과얼굴정면, 귀가 보여야되고, 배경은 하얗게,

    모자쓰면 안되고, 옷은 검은계통으로 입어야 - 매일매일 안내하던 가락이 남아있네요.)

    사진을 찍으러 바람을 뚫고 사진관에 갔는데, 도착하자마자 자리에 앉으라고 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나온 사진을 보니 머리가 반쯤 올라가고 반쯤 내려가고 난리도 아니더군요. (거울을 한번 봤었어야 됐는데...)

    결국 그게 여권에까지 들어가고 맙니다. 망했어요... 10년짜린데...

     

    여권은 뭐 그렇게 되었고...

    환전을 할 필요가 있었죠.

    일본 물가가 비싸다는 이야기를 귀에 못박히도록 들어와서, 하루에 필요한 금액이 상당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5박 6일인데 하루에 10만원씩은 쓰게 되지 않을까 싶었죠.

    모자라서 쩔쩔매기보다는 일단 넉넉하게 준비하자고 결정!

    5만엔을 환전하기로 하였습니다.

    교내농협에서 환전을 시도하니 수수료 우대를 해주어서 적당한 가격으로 5만엔을 바꾸었습니다.

    서울역 환전센터에서 80% 환전 우대를 해준다고 하여 그쪽으로 다녀올까 생각도 했었는데, 교통비와 시간을 생각하니

    근처에서 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기회비용의 연속!!)

     

     

     


    <환전내역>

     


    10000엔 3장, 5000엔 2장, 1000엔 10장 도합 5만엔.

    종이론 15장인데 50만원이 되는 돈입니다.

    제 기준으로 꽤 큰 돈을 들고 다니는 셈이라 긴장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1000엔이 1000원처럼 순간순간 느껴져서 멋모르고 쓸뻔하다가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몇번 있습니다.

     

     

    <평소에 한화도 서너장 이상 넣고 다니지 않는 현금거지이지만 일본에선 현금박치기로 도전!>

     

     

     

     


    <환율 1051원에서 우대받아 1039원으로 환전하여 52만원으로 5만엔을 만들어 갔다.>

     


    출국 날짜가 다가오면서 일본어도 준비 안되어있고, 어디 갈지도 제대로 정하지 못해 갈팡질팡했습니다.

    심지어 어떤 일도 있었는고 하니...

    바닐라에어가 외국 사이트인지라, 비행기 시간이 문득 일본시간 기준으로 되어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에 휩싸였죠.

    늦은 시간이라, 내일 전화해서 티켓에 쓰여있는 시간이 일본시간이냐 한국시간이냐를 물어보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다음날이 되어서야 두 나라의 표준시는 같다는 사실이 떠올랐고, 얼굴이 달아올랐죠.

    이 정도로 정보도, 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찾아본 이야기들 만으로 계획을 짤 수밖에 없었죠.

    학교 도서관에 가서 일본여행서적을 폭풍독서하여 정보를 좀 얻어내어 가고 싶은 곳을 정하고, 첫날까지의 일정만

    정한 후 나머지는 현지에서 전날 저녁마다 조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오오다이바, 아키하바라, 스카이트리, 동경타워, 아사쿠사, 도쿄도청 전망대, 동경대, 시부야타워레코드, 하코네

    를 보고 나머지는 재량껏 보자고 생각했죠.

    그리고 3월 11일 화요일, 대망의 출국일이 되었습니다.

     

     

     


    <내가 타고갈 바닐라에어 JW202기>

     


    지하철을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영종도로 엠티갈때 한번 들렀던 것, 물건 받으러 한번 가본 것 이외에 비행기를 타러 가본 적은 없는 곳이었습니다.

    감개가 무량하더군요.

    내가 이정도로 컸나 싶어지며 기분도 좋아졌습니다.

    제주도에 3년 연속 다녀오면서 비행기 탑승 수속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해외로 나가는 경우는 또 다르더군요.

    일단 인천공항은 국제공항답게 수속은 한 곳에서 하지만 탑승은 다른 탑승동에서 하는 경우가 있어서

    지하에 모노레일이 있어 거기까지 사람을 실어나른다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그렇게 모노레일을 타고 들어가니 보안검색대에서 상의까지 탈탈 탈의하여 올려놓게 합니다.

    노트북은 또 빼라고 해서 패드랑 키보드를 부랴부랴 빼내고... (하도 빡빡하게 짐을 싸서 다시 넣기도 힘든것을...)

    짐싸는데 또 한세월이었습니다. (아마 폭발물과 헷갈려서 빼라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타 등등의 절차를 거쳐 비행기에 올라탔습니다.

     

     

    <핸드폰으로 어디어디 간다고 이런거 찍어올리는 거 꼭 해보고 싶었음...>

     

    행선지를 말했다가 또 한소리 들을까봐 손가락으로 가리고 인증샷을 찍어 동호회에 살짝 올린 뒤

    이륙하는 비행기에 몸을 맡겼습니다.

    사실 이번 여행에는 많은 분들의 걱정어린 시선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방사능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점차 불거지는 혐한시위, 말레이시아 비행기 실종사건, 3일째 되던 날의 규슈 지진,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문제점들이 있었습니다만 여기서는 쓸데없는 자신감으로 밀고 갔다고 봐야하겠죠.

    한국의 날씨는 미세먼지때문인지 흐릿하였으나 일본 근처에 도착할 즈음엔 구름 많음 정도 였습니다.

    일단 사진 찍기에는 나쁘지 않은 날씨입니다.

     

     

     

    <비행기에 탑승하다>

     

     

     


    <인천공항에서 나리타공항으로 가는 것이므로 중간에 보이는 바다는 동해바다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동해바다가 맞닿은 곳으로 생각됨>

     

     

    <일본이 화산섬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형. 중앙에 분화구처럼 형성된 지형이 보인다.>

     

     


    <동경 근처에 도착하자 항구도 보이고 도심이 빽빽해지기 시작한다.>


    의자에 앉자 승무원이 뭐라고 말을 하는데 도통 일본어라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바디랭귀지로 말해주는데 가방을 앞 좌석 의자 아래로 넣어달라는 말이었습니다.

    (영어로라도 말해줬으면 알아들었을텐데...)

    비행기가 시끄러워서 못들었다고 변명해보지만 실전일본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비행기를 타면서 후지산이 보이기를 내심 바랬더랬습니다.

    방향이 달라서인지, 창문에 매달리다시피 하며 2시간 반을 날아갔는데 보이지 않더군요.

    어차피 돌아갈 때도 같은 방향의 창가쪽 자리를 예약했으니 언젠가는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승무원들이 카트를 끌고 지나가기에, 저는 예전 제주도 갈 때를 생각하고 '주스라도 한잔 주려나 보다.' 했습니다.

    근데 안 주고 지나가기에 내심 섭섭했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니 단무지 하나에도 값을 따로 받는 일본에서 공짜 음료수가

    있을리가 없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앞좌석에 붙은 주머니에 메뉴판이 있어서 승무원에게 돈을 주고 주문하는 시스템이더군요.

    앞자리 사람이 컵라면 하나를 시켜먹는데, 맡아본 적 없는 냄새가 어마무지했습니다.

    항공서비스로 라면은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리타공항에 내리는 순간 스타크래프트(?!)가 생각나더군요.

    검은색 안개가 끼어있는 맵에 SCV인 제가 이동하면서 안개가 걷히며 주변 지형이 나타나는거죠.

    미지의 세계에 한 발 내딛은 기분입니다.

    이게 만약 트루먼 쇼라면, 제가 해외여행을 하기로 마음 먹으면서 새로운 세트를 지은 셈이죠.

    나리타공항 바로 아래 연결되어있는 철도에서

    첫 번째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표를 사야 원하는 곳까지 갈 수 있는지 판단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나리타공항이 무료wifi가 제공되는 곳이라 인터넷에 검색하여 어떻게 가야 하는지 계속 검색해 보아도

    각자 다 하는 이야기가 달라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습니다.

    게이세이아크세스특급을 타라는데 도대체 일본어로 물어보려니 특급이 걸리고, 영어로 물어보려니 아크세스가 뭔지 모르겠고...

    나중에 알고보니 게이세이가 경성이고 아크세스가 액서스고 특급은 일본어로 돗큐 였습니다. (이런 게이세이...?!)

    그래서 어떤 블로그에서는 액서스특급을, 어디는 액서스익스프레스를, 어디서는 게이세이선을 타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동경 중심부로 가는 방법 중에는 나리타 익스프레스 (줄여서 N'ex)도 있었지만 가격이 비싸 액서스특급을 탔습니다.

    아사쿠사역의 센소지라는 절에 가려고 했는데 도통 이야기 하는 가격이 다 달라서 한 블로그에서 1240엔이라는 말을 믿고

    1240엔짜리 표를 구입했습니다.

    아사쿠사역에 도착을 할지 어쩔지 걱정하는 와중에 계속 방송에서 아사쿠사가 언급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애매한 상황속에 마음 편히 쉬지도 못하고 있었죠.

    다행히 잘 내렸지만 개찰구에 표를 집어넣고 Thank you 표시가 나오기 전까지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돈이 모자란다고 역무원에게 잡힐까봐 두근두근했었지요.

    아사쿠사역의 한자 이름은 浅草 이고, 절 이름인 센소지는 浅草寺(천초사)입니다. 한자가 같은데 부르는 이름이 다른 것도 저를

    정신사납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게다가 한자를 알아도 발음이 안되므로 역 이름이 영어로 표기되어 있지 않으면 물어볼 수도 없었다는 점도 아쉬웠죠.

    어쨌든 다행히 목적지에 도착한 저는 멀리에 높이 솟아오른 건물과 이상하게 빛나는 건물을 발견했습니다.

    강(?) 건너편으로 보이는 건물은 최근 핫한 관광지인 '스카이트리'와 랜드마크 중 하나인 아사히맥주 본사 빌딩(황금색 구름같은 것이 있는) 입니다.

     

     


    <가장 높은 건물이 스카이트리인데 사진에는 같은 라인에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한참 더 뒤로 가야 있는 건물이다.>


    아사히 맥주 본사 빌딩 위의 금색 덩어리는 맥주의 거품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는데, 사진을 보여주면 많은 사람들이 "왜 건물위에

    똥덩어리가 있느냐?"고 묻곤 했습니다.

     

     

     


    <스카이트리는 잠시 뒤 올라가기로 했으므로 설명은 제끼고 여기서는 사진만~>

     

     


    <카미나리몬, 번개를 카미나리라고 하고 문을 몬이라고 발음한다. 긴류잔(금룡산)이라고 쓰여있는데 주변에 산은 보이지 않았다.>


    아사쿠사역에서 센소지로 가는 곳엔 위와같이 카미나리몬이라는 거대한 등이 매달린 문이 있습니다.

    도심 한 복판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갑툭튀) 문이라 쉽게 찾을 수 있죠.

    멀리서 수학여행을 온 듯한 친구들도 사진을 찍는 등 일본인들에게도 관광지가 되는 것으로 보이는 장소였습니다.

    외국인이 상당히 많았는데 서양인 비율도 높았고,  중국인은 어딜가든 제일 많은 것 같습니다.

    일본을 내내 돌아다니면서 느꼈던 것은 많은 부분에서 중국과 일본 중간에 위치한 대한민국의 성격이었습니다.

    어디를 다닐 때 크게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보통 중국인이었고, 자기네 나라인데도 일본인은 조용, 보통 한국인은

    그 중간정도로 시끄럽습니다.

    예전부터 배웠던 기와지붕의 양식도 중국이 직선형, 일본이 강한 곡선형이면 한국은 완만하고 우아한 곡선이라고 했죠.

    재미난 현상입니다.

     

     

    <우리나라의 인사동 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도착했을 때 2시쯤이었던 것 같은데 해가 벌써 지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동쪽에 있어 먼저 해가 뜨고 먼저 해가 지니 약간 시간이 땡겨진 느낌이 든 탓으로 보입니다.

    카미나리몬을 지나가니 수백미터 정도의 작은 상점들이 양쪽에 펼쳐져 있습니다.

    인사동 느낌이 많이 났던 것은 일본의 전통을 나타내는 아기자기한 기념품이 많이 있었던 것과

    약간의 길거리 음식, 선물용 기념 과자 같은 것들을 파는 모습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일본에선 음식은 조심하기로 한 관광객이라 (큰 즐거움 하나를 잃었습니다만) 그냥 구경을 하며 지나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간순간 사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네들의 상술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것이겠죠.

     

     

     

     

    <호조몬, 여기도 커다란 등이 매달려 있고 뒷편에는 짚신도 한 짝 붙어있다.>

     

     

     


    <향로인데 여기서 나오는 향을 몸에 쐬면 아픈 곳이 낫는다고, 어떤 블로그를 둘러봐도 이에 대한 언급이 항시 되어있다.>

     

     


    <사람들이 계속 향을 사다 꽃기 때문에 연기가 멈출 새가 없다. 스브적 지나가며 욱신대는 무릎에... 잘 안돌아가는 머리에... 쐬여본다.>

     

     


    <호조몬을 지나면 절이 나온다. 들어가보진 않았다.>

     

     


    <좌측으로 5층 목탑건물이 있다. 전형적인 일본 전통 건축물의 느낌이다.>

     

     


    <센소지에서 약간 방향을 틀어보면 스카이트리가 보이는데, 건물 위에 사람이 앉은 모습이 인상깊어 찍어 봄...>

     

     


    <센소지에서 나와 점심 먹을 곳을 찾아 헤메던 중 일본에서 유명한 잡화점인 돈키호테가 보였다. 들어가보니 정말 없는게 없다.>

     


    시장구경을 하면서 저는 문맹의 아픔을 느꼈습니다.

    배가 고파서 먹을 것을 찾다가, 그래도 처음에는 적응하는 단계로 생각하고 글로벌 셀러인 맥도날드에서 일본 음식을 시작해 보자

    라는 생각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메뉴판이 모두 일본어로 쓰여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죠.

    나름 일본어를 약간이나마 구사할 줄 안다는 자신감이 여지없이 무너져버렸습니다.

    "소레 구다사이 - 저거 주세요" 해도 괜찮았지만, 뭐가 들어갔는지도 모르는 음식을 사진만 보고 먹기는 싫었습니다.

    (물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에이고 메뉴 오네가이시마스" 하면 영어메뉴판을 꺼내줍니다.-_-;;;)

    일본의 애매한 자국어 사랑은 이후로도 곳곳에서 발견되는데요, 발음 자체는 영어라고 하더라도 쓰는 것은 가타카나를

    써서라도 자국어로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몇몇 씁쓸했던 상황들을 떠올리고 말았습니다.

    농협은행을 NH로, 기업은행을 KB로, 선경을 SK로 바꿔가면서까지 우리는 영어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 말이죠.

    한국에서 길을 걸으면 수많은 영어 간판을 만나게 됩니다.

    영어가 더 세련된 느낌을 준다는 건데, 이러한 관념의 개선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는 하루였습니다.

    어쨌거나저쨌거나... 간신히 영어 병기가 되어있는 버거킹에서 치킨샌드위치를 700엔 주고 사먹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즐겨먹던 맥도날드 런치메뉴에 비해선 비싼듯 했지만 버거킹은 원래 한국에서도 이정도 가격은 하죠.

    주문도 결국 일본어가 안되어 영어로 했는데, 점원이 하는 말을 못 알아 듣고 세번을 연거푸 되물었습니다.

    "추도링?"

    입으로 몇 번인가를 되뇌어 보았지만 알 수 없었습니다.

    추도링이 무엇인가... 무엇을 추도하는 것인가... 양파링의 일본발음인것인가...

    그 때 점원이 손으로 메뉴판의 음료를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아... Choose drink 였구나... 추도링... 잊지 않겠다...

     

     

     


    <스카이트리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던 중 잠시 만난 공원. 건물을 배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스카이트리 주변은 청계천과 비슷하게 조형이 되어있다. 청계천이 2005년에 개방되었으므로 이건 얘들이 벤치마킹한 것 같기도 하다.>

     

     


    <고개를 들어보니 하늘 높은줄 모르고 뻗어있는 건축물이 보인다. 634미터로 세계 최고 높은 전파타워라고.>

     

     

     

    <현지인들에게도 인기있는 코스라 입장을 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들었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올라가볼 수 있었다.>

     


    스카이트리는 오시아게역/스카이트리역 에서 갈 수 있는 곳인데요.

    우리나라의 N-서울타워(남산타워)같은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원래 에펠탑 비스므리하게 생긴 동경타워가 전파송신의 역할을 했는데, 주변에 고층 건물이 많이 생기면서 새로운 전파탑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인공구조물이며 첫번째로 높은 전파탑이라고 하네요.

    원래 610m로 건축하려고 했는데 먼저 완공된 중국 광저우의 캔톤타워가 610m이라 634m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634는 일본어로 무사시로 읽히기도 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다는데 궁금하면 찾아보세요.(귀찮귀찮)

    여기서도 단체티켓판매소만 보이고 개인 판매소가 안보여서 한참을 헤맸습니다.

    "히토리데 티케또 데스크와 도꼬데스까?"

    문맥이 맞는지 뭔지 모르겠는데 대충 아는 단어를 조합해서 경비원에 여쭤보니 엘레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제대로 질문하고 대략이지만 알아들었다는 사실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4층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엄청나게 줄을 서 있었습니다.

    일본 관광객도 많이 모이는 곳이라 못올라갈 수도 있다는 소문을 듣고 온지라 걱정이 되기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금방금방 빠지는

    줄을 보니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우리 아버지 세대가 말씀하시던 '일본놈들 상술'을 여기서 느낄 수 있었는데, 350m 전망대까지 2000엔(약 2만원)이고

    거기서 100m을 더 올라가는 특별전망대까지는 티켓을 또 사야합니다. (1000엔)

    굳이 뭐 100m를 더 올라가냐 싶어서 관두긴 했는데 사실 궁금하긴 합니다.

    가난한 여행객이라 궁금증으로 만원을 쓰는 것은 참자고 생각했습니다.

    올라가보니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만 해가 지는 방향에서 자리를 잡고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창가쪽에 자리를 잡아 해가 지는 과정을 천천히 카메라로 담을 수 있었죠.

    퍼펙트하게 맑은 날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후지산 흔적을 볼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라곤 해도 역시 혼자보다는 애인과 보기 좋을 풍경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었네요...

     

     

     


    <해질녘 일본 도심 전경, 멀찌감치 후지산 정수리가 보인다.>

     

     

     


    <해질녘 일본 도심 전경-2>

     

     


    <전반적으로 평평한 곳에 위치한 일본 도심의 모습이다. 인공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인듯 하다.>

     

     


    <이딴건 왜 있는건지... 러버스 벤치라니...이미 그들의 눈에는 이런거 안해도 하트모양 콩깍지가 씌여있단 말이다!>

     

     


    <해가 지고 바로 어두워지면서 지면에 은하수가 깔리는 듯 하다.>

     

     


    <엘레베이터에 장식된 문양이 일본 기모노의 패턴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밤이 되어 어둠 속에서 조명을 받은 타워의 모습이 사뭇 위풍당당하다.>

     

     

     


    <스카이트리 아래는 소라마치라는 복합 쇼핑몰이 있다.>


    즐겁게 야경을 감상하고 내려와 보니 낮에 봤던 모습과는 또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사우디에선가 1000m짜리 건축물을 만들 예정이라는데 그 모습은 어떨지 또 궁금해집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역을 향해 걷는데 어디선가 "또라이~ 또라이~"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뭐지 하고 봤더니 전광판에서 아사히 맥주 광고를 하고 있었죠.

    "아사히 비루 도라이~ =Asahi beer dry~"

    음 추도링이랑 도라이... 재미있는 일본입니다.

    인터넷이 될 것 같으면 구글 지도를 통해 검색도 하고, 지하철 노선도 봐 가며 돌아다닐텐데, 가난뱅이라 로밍을 못하고

    비행기모드로 다녔더니 영 해메게 되는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숙소가 있는 짐보초역에는 쉽게 도착할 수 있어서, '내가 벌써 동경 메트로에 적응을 한 모양이다.'하는 자만심이 생겼습니다.

    (물론 나중에 두번이나 뒷통수를 얻어맞았지만...)

     

     

     

     

     

    <다시 오시아게역에서 짐보쵸 역을 향해 가본다.>

     


    숙소에 도착하니 귀여운 여자분이 카운터에서 수속을 안내해주고 계셨습니다.

    작은 호텔이었기 때문에 로비라기 보다는 그냥 아담한 카페같은 공간이 있었고, 체크인도 가족적인 분위기(?!)로 이루어졌습니다.

    한국에 관심이 많다던 그 일본 여성분과 아주 잠시 이야기를 나눴는데...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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