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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여행 - 2일차 (시텐노지,혼보정원,오사카성,주택박물관,우메다공중정원)여행과 함께하는 이야기 2015. 5. 28. 18:27
1. 여행편
생각보다 냉난방이 자유로왔던 숙소 덕분에 숙면을 취했습니다.
첫 목적지인 시텐노지(사천왕사)의 입장시간이 오전8시부터였기 때문에 7시정도에 기상했습니다.
제 여행 경험상 유명 사찰의 경우 낮에 가면 엄청난 인파에 밀려다닌다거나 해서 그 특유의 고즈넉함을 느끼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입장시간에 맞춰서 도착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습니다만, 이런저런 준비를 하다보니 출발이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8시가 다 되어서야 숙소에서 출발할 수 있었죠.
2일차 여행은 뙤악볕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날씨가 맑으면 사진은 정말 끝내주게 잘 나옵니다. (발톱으로 찍어도 잘 나옵니다.)
대신 사람은 바짝 말라서 수명을 깎아먹게 되죠.
그래도 기왕 여행중이라면 비가 오는 날씨보다는 해가 쨍쨍한 날씨가 좋습니다.
숙소에서 시텐노지까지 거리는 지하철 두 정거장 정도의 거리였기 때문에 산책겸 가볍게 걷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여행 초기에 자신의 체력을 과신하고 저지르는 바보짓 중에 하나입니다.
지나는 길에는 오사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아베노하루카스300"을 볼 수 있습니다.
타워가 아닌 빌딩 형태로는 일본에서 가장 높으며, 타워까지 포함할 경우 스카이트리(634m), 도쿄타워(333m)에 이어 세번째라고 하네요.
63빌딩이 249미터니까 그보다도 50미터정도 높은 건물입니다.
다만 두께가 63빌딩보다 두꺼워서 상대적으로 덜 날카롭기 때문에 높이가 낮아보이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높이가 300m라서 300이라는 숫자가 붙어있다고 하네요.
<아베노하루카스300>
아직 이른 아침시각이라 시텐노지로 가는 길에는 문을 연 가게가 없었습니다.
아침식사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볍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만 우선은 쫄쫄 굶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나름 푸짐하게 먹는것을 행복으로 삼았는데 일본에 오니 강제로 소식을 하게 됩니다.
일본어가 좀 더 유창했더라면 맛있는것을 많이 먹고 다녔을텐데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
한참을 걸어 시텐노지 입구에 도착하여 오사카 주유패스를 제시하고 입장하였습니다. (오사카 주유패스 발동!)
이제 주유패스는 내일까지밖에 못쓰게 되었으니 열심히 뽕을 뽑아야 하겠군요.
<시텐노지 5중탑과 금당>
시텐노지는 우리가 잘 알고있는 쇼토쿠태자(성덕태자)가 지은 절입니다.
고구려 승려 혜자와 백제 승려 혜총이 쇼토쿠태자의 스승이었다고 하죠.
593년 창건되어 전란에 파괴되었다가 재건되기를 여러번이라고 합니다.
중앙의 5중탑은 태평양전쟁 당시 폭격을 맞아 소실된 것을 콘크리트로 다시 세운 것이라고 하네요. (위대한 콘크리트!)
시텐노지 5중탑은 내부에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습니다. (비닐봉지에 신발을 벗어 넣은 뒤 맨발로 올라가야 합니다.)
올라가는 계단과 내려가는 계단이 서로 교차되는 형상이 마치 DNA 2중나선을 보는 듯 한 구조입니다.
역시 여행 초기에 쓸데없는 객기로 올라갔다가 초장부터 다리에 알이 배기는 사태를 발생시키고 말았습니다.
위에 올라가도 풍경이 딱히 좋거나 하지는 않으므로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일본 속담에 '바보와 연기는 높은곳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저는 연기인가봅니다(?!).
높은곳이 좋더라구요.
<시텐노지에 걸려있는 등>
<시텐노지 우물 앞 용 동상>
시텐노지에는 용 동상이 있는 우물이 있는데, 이 우물 안에서 용을 보면 복이 온다는 속설이 있다고 합니다. (천장에 있는 용 그림이 맑은 날 비쳐서
물 속에 용이 있는 듯 보인다고 함)
저는 이런 내용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음 우물이구나 하며 지나갔습니다.
역시 사전조사는 중요한 것 같아요.
<거북이연못에서 일광욕중인 거북이들>
시텐노지 앞에는 방생된 거북이들이 일광욕을 즐기는 거북이연못이 있습니다.
변온동물 파충류인 거북이가 날씨가 좋을 때 일광욕으로 체온을 올리기 위해 연못 중앙의 단상에 기어올라옵니다.
거북이가 다시 물로 들어갈 때 첨벙 소리와 함께 자갈 굴러가는 소리가 나더군요.
모습을 보아하니 우리나라에서도 애완용으로 많이 키우고 방생도 많이 하는 붉은귀거북인 것 같았습니다.
생태계에 영향을 끼치는 외래종이니 방생은 하지 말아야겠죠.
<소풍온 일본 어린이들, 올바른 교육을 받아서 역사의식이 바른 어른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시텐노지 중심가람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혼보정원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일본식 불교정원으로 정원석과 풀, 나무, 이끼 등으로 꾸며진 장소입니다.
사람이 하나도 없는 장소를 혼자 거닐게 되는 행운을 누렸는데요.
왜 일본식 정원에 세계적인 선호가 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숲 속을 거니는 듯 하다가 보면 어느샌가 개울이 흐르고 있고, 습한 이끼 투성이의 오래된 길을 걷다 나타나는 깔끔한 풀밭에서 느껴지는 상쾌함이 있었습니다.
짧은 산책 속에서 많은 장면들과 마주치게 되는 재미가 있다고 할까요?
일본식 정원의 매력에 푹 빠져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혼보정원>
<혼보정원>
<시텐노지 태자전>
시텐노지는 상당히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사찰입니다.
한켠에 마련된 태자전은 쇼토쿠태자를 기리기 위한 공간으로, 건물 주변이 모래정원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다듬어진 모래 정원을 보고 있으면 '아 들어가면 안되는 곳이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죠.
쇼토쿠태자는 일본에서 신으로 모시고 있는 인물 중 하나로 그 규모에서 사람들의 쇼토쿠태자 사랑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상에 보이는 건물에 신발을 벗고 들어갈 수 있으며, 그 뒤의 팔각정 주변을 둘러볼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시텐노지 입구의 손 씻는 곳, 일본 신사나 절에는 부정을 씻어내기 위한 위와 같은 설비가 있는 곳이 많다.
국자로 흐르는 물을 받아 손을 씻는 곳이다. 먹지 않도록 주의>
<시텐노지 입구의 커다란 도리이>
도리이(鳥居)는 신사의 입구에 있는 위와 같은 형태의 문입니다.
불경한 세계와 신성한 세계를 가르는 경계면의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닭이 머무르는 자리라서 도리이라는 설도 있고, 통과해 들어가다는 일본어인 通り入る(도리이루)와 관련이 있다고도 하네요.
한국에 있는 홍살문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 추측된다고 합니다.
앞으로 간사이여행을 하면서 끊임없이 보게 되는 구조물입니다.
다시 덴노지역으로 돌아와 세계 최고의 음식점(개인 취향) 마꾸도나루도(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아점으로 섭취하였습니다.
그리고 지하철을 타고 타니마치욘초메역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오사카의 최대 랜드마크인 '오사카성'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여기서 저는 주유패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표를 180엔이나 주고 구매하는 멍청한 짓을 하고 맙니다.
주유패스를 가진 분들께서는 패스의 존재를 꼭 염두에 두시어 저와같은 바보짓을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어쨌든 타니마치욘초메에서 하차하여 구글지도를 살펴 오사카성으로 이동하였습니다.
<NHK 오사카 홀(좌)과 오사카 역사 박물관(우)>
타니마치욘초메역에서 오사카성으로 가는 길에 오사카 역사박물관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일본 우경화와 역사 왜곡이 계속 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일본의 역사의식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장소이긴 합니다.
제대로 된 역사지식을 가지고 옳은것과 그른것을 구분할 수 있다면 좋은 학습장소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일본에서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학습하긴 어렵다고 봤을 때 이 건물의 의의는 다른 곳에서 찾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바로 오사카성을 위에서 내려다 보는 부감풍경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사전조사에서 이것을 알고 있었는데, 다리가 아픈 바람에 중요도에서 밀려 그냥 지나가버리고 말았습니다.
다시한번 다리관리의 중요성을 실감해 봅니다.
<오사카 거석>
오사카성 주변에는 평평하고 거대한 바위들이 벽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거석들의 무게는 최고 130톤에 이른다고 합니다.
오사카 주변에는 이런 거석이 있을 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외부에서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거석이 오사카성에 도착하게 된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당시 일본의 역사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 지방 영주들이 정권의 혼란을 틈타 권력을 손에 넣기 위해 크고 작은 전쟁이 판을 치던 혼란기였던 전국시대에
오다 노부나가라는 영주가 이를 평정합니다.
거의 다 평정했을 때 믿었던 신하의 배신으로 오다 노부나가는 자결하게 되고, 이 틈을 타 그의 수하였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세력을 규합하여
남은 일본을 마저 통일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불안한 세력규합이였기 때문에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중앙을 노리는 관심을 외부로 돌릴 필요가 있었고,
이를 조선침략으로 해결하려 하죠.(망할놈임다.)
또한 세를 과시하기 위해 성을 축조하게 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오사카성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영주들의 충성심을 보내오는 돌의 크기로 가늠해보려 했다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예전에 교양수업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왜 우리나라에는 피라미드나 만리장성같은 초 거대 건축물이 없을까, 있었다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었을텐데...게으른 조상님 나빠요...'
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건축물은 피지배층의 고혈을 쥐어짜 만드는 것들이므로,
그런 구조물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백성을 사랑하는 지도자들이 있었다는 의미라는 말씀이었습니다.
100% 맞는 말은 아닐지언정 공감은 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오사카성 천수각 풍경>
오사카성이 기본적으로 도요토미 가문의 주요 무대이기 때문에 내부 전시관도 임진왜란 전범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찬양 일색입니다.
때문에 성과 주변의 아름다움과 별개로 한국인에겐 불편함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성은 금박 기와와 장식으로 화려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성 중심부에 높은 건물을 천수각이라 하는데, 대장이 꼭대기에 살 것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주변 감시를 위한 망루의 역할 정도를 한 것 같습니다.
(실제 정무는 다른 곳에서 했다고 함)
실제로 나중에 다시 언급할 히메지성의 천수각을 직접 걸어 올라가 보니 매일매일 사람이 할 만한 일이 못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사카 천수각은 부흥천수로 본래 천수각이 있던 자리에 원래 천수각의 디자인을 본따서 현대식으로 재건한 건물입니다.
덕분에 내부에는 엘리베이터가 있어 편하게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히메지성은 예전 것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현존천수로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오사카성 천수각 전망대 풍경>
오사카성 천수각에 오르면 앞에 탁 트인 니시노마루 정원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또한 타니마치욘초메 역 방향으로 NHK오사카홀, 오사카역사박물관과 함께 오사카 시경 건물(명탐정 코난에 가끔 나온다고...)을 볼 수 있습니다.
탁 트인 광경과 함께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어, 뙤악볕에서 거닐던 제게 편안함을 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만 위로 올라갈수록 공간이 좁아지는 천수각 특성상 전망대 복도가 대단히 좁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경우 인파에 떠밀려 다니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오사카 평화박물관>
천수각을 내려와 오사카성 북동쪽에 붙어있는 평화박물관에 들러보았습니다.
미일전쟁당시 폭격을 당했던 오사카이기 때문에 전쟁의 참상을 후대에 알리겠다는 취지로 세워졌다고 합니다.
박물관 내에는 폭격 당시에 일본의 아이들이 쓴 글이라던가, 폭격 후에 난장판이 된 오사카의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미국의 폭격으로 많은 사망자가 나고 고통을 입었다는 인터뷰 영상이 상영되고, 폭격을 피해 숨어있는 지하공간을 재현한 전신실이 있었습니다.
정작 그 전쟁이 진주만을 먼저 습격한 일본에 의해 발생했다는 점은 완벽하게 무시되고 있었습니다.
또한 본인들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범 아시아적인 살상이 이뤄진 부분이 철저하게 감춰지고 있는 점 등에서 이들이 주장하는 평화의 허위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프론트에서 박물관 내부의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물어보자, 허가가 필요하다고 하는 등 기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서
전시의도 자체가 그리 떳떳하지만은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작년 도쿄여행 중 국립박물관에서, 독도가 조선땅으로 제대로 표기된 세계지도 부스에 경비원까지 세워 사진촬영을 금지시키던 모습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런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민간인의 피해가 있었음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것을 부각시켜 피의자에서 피해자로 둔갑하려 하는 그들의 모습에 한숨이 나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찝찝한 기분을 뒤로 하고 주택박물관을 향해 덴진바시스지로쿠초메역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오사카 주택박물관은 일본어로는 '쿠라시노콘자쿠칸' 입니다.
금석(지금과 예전)의 생활관이라는 의미인데 주택박물관(주타쿠하쿠부츠간)이라고 물어보면 모르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덴진바시스지로쿠초메역에 바로 연결된 건물이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건물 8층으로 올라가서 라커에 짐을 맡기고(셀카봉도 사용 금지) 나오면 입장이 가능합니다.
역시 주유패스 무료구역이기 때문에 뽕 뽑기의 일환으로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주택박물관 내부 풍경>
내부에는 1900년대 초반 오사카의 거리가 재현되어 있습니다.
특히 4월말~8월말에는 나츠마쯔리(여름축제)를 하는 거리로 꾸며진다고 합니다.
그 좌우로는 상점으로 되어있습니다.
내부에는 기모노체험이 가능합니다.(남, 녀 모두 가능한데 주로 여자분들이 많이 이용)
남자 기모노는 디자인이 다 거기서 거기지만 여성 기모노는 종류도 다양하고 디자인도 화려하기 때문에 많이들 찾으시는 것 같습니다. (교토에서도 같은느낌)
덕분에 일본풍 거리가 기모노를 입은 분들로 가득 차게 되어 더더욱 일본거리의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체험하실 분들은 늦게 가시면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기모노가 없거나, 대여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설이나 축제가 되면 기모노를 입는 일본의 전통사랑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한복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한복 한벌 정도 갖춰놓아야 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한복입고 일본여행과 유럽여행 하시는 분들 계시던데 정말 존경합니다.
<주택박물관 내부, 먼저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관람하는 구조>
<일본 거리 미니어쳐>
일본의 1900년대 초반 거리를 재현한 미니어쳐가 전시실에 있었습니다.
그 정교함과 아기자기함이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우리나라의 완만한 곡선형 지붕과 다르게 일본 주택가옥은 평평하게 기울여 놓은 지붕을 선호하는 것 같았습니다.
더 깊게 파고들면 기후나 생활 습관 등과 관련이 있을 것도 같은데 전문가가 아니라 거기까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요즘엔 보기 힘들어진 전신주의 모습도 괜시리 반갑게 느껴지네요.
<일본 거리 미니어쳐>
<일본 거리 미니어쳐>
우메다 스카이빌딩으로 가기 위해 히가시우메다역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우메다 스카이빌딩의 옥상에 전망대가 있는데, 이 곳의 아경이 참 좋더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메다역은 구조가 대단히 복잡하게 되어있습니다.
일본 철도가 여러 회사에 나뉘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처럼 하나의 환승역이 아닌, 회사별로 다른 역사와 역 이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본여행 초심자에게 지하철을 타는게 쉽지만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메다역에 가면 니시우메다역, 히가시우메다역, 우메다역, 신오사카역 등 같은 지역에 위치한 역의 이름이 노선별로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정표를 잘 보고 따라다니면 목적지를 찾을 수 있지만, 워낙에 미궁과 같은 곳이라 한 순간 길을 잃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안내데스크에서 스카이빌딩 가는 법을 물어보고 나서야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도 제가 가는 방향이 맞는지 불안하여 계속 물어물어 움직여야 했습니다.)
<도큐핸즈 가챠폰에서 뽑은 코인라커>
일본의 재미난 문화 중 하나가 바로 가챠폰 문화입니다.
우리가 어릴 적 문구점 앞에서 200원 넣고 손잡이를 돌려서 뽑던 뽑기의 원조입니다.
가챠는 철그렁 거리는 소리를 의미하고 폰은 캡슐을 열때 나는 소리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한국어로 바꾸면 짤랑뾱 되겠습니다.)
일본의 가챠폰은 어딜가든 쉽게 찾을 수 있으며 퀄리티가 상당히 좋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최신 유행하는 캐릭터나 흥미를 끌 만한 것으로 구성되어있어 잠시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지갑을 활짝 열게 만듭니다.
우메다역에서 스카이빌딩으로 이동하는 길에 도큐핸즈가 있었는데, 이 곳에 사물함 뽑기가 있다는 말을 듣고 일부러 찾아가 보았습니다.
일본의 지하철역마다 있는 코인락커를 제법 그럴듯하게 흉내내었더군요.
심지어 100엔짜리를 꽃지 않으면 문이 열리지 않는 장치가 되어있습니다.
이런 상상력을 부추기는 문화 자체가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의 발전을 이끄는 힘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후로도 가챠폰을 만날 때 마다 마음과 지갑을 열게 되는 제 자신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메다역은 한큐백화점, 한신백화점, 다이마루백화점 등 일본에서도 내로라하는 백화점들이 모여있는 쇼핑의 메카입니다.
구 구조의 복잡함은 이루 말할수가 없죠.
우메다스카이빌딩은 이 쇼핑 중심가에서 좀 벗어난 곳에 있습니다.
빌딩의 원래 목적도 전망대에 있다기 보다는 사무실 임대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만,
쌍둥이 빌딩(?!)의 옆 건물을 잘못 올라갔는데 텅텅 비어있는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보아서는 사무실 임대는 성공하지 못한 듯 보였습니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좀 쌩뚱맞달까요, 중심가에서 가는 길도 멀기도 멀고 복잡도 합니다.
그래도 특이한 형태의 건물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신 오사카역 전경>
<신오사카역의 그랜드프론트오사카와 요도바시카메라 우메다점>
<신오사카역>
<우메다 스카이빌딩>
스카이빌딩 전망대에 '공중정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를 위 사진에서 알 수 있습니다.
두개의 빌딩이 양쪽에서 올라가서 공중에 옥상을 통해 만나게 되는 구조입니다.
특히 건물 최고층부에서 옥상으로 이동하는 에스컬레이터가 허공에 매달린듯한 느낌을 주고 있어 아찔함을 더합니다.
공중정원도 오사카 주유패스로 무료이용이 가능한 시설입니다.
뽕 리스트에 올려봅니다.
<옥상정원 풍경>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
<전망대 뷰>
공중정원에서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더랬습니다.
그리고 제일 많이 들은 말이 다음과 같습니다.
"한강이냐?"
제가봐도 딱히 오사카라는 느낌은 오지 않네요.
높은 장소에서 내려보는 시야의 광활함과, 야경에서 오는 반짝이는 빛의 아름다움은 존재합니다만, 오사카 특유의 아름다움은 찾지 못했습니다.
공중정원의 진가는 이런 풍경보다는 밤이되면 나타나는 별빛 가득한 관람로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일몰>
<공정정원 연인의자>
이 의자는 두명이 앉아 손을 잡아야만 전기가 통하면서 바닥의 하트에 불이 들어오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전기와 빛의 연구를 통해 내놓은 성과를 이런 쓸데없는데 투자하는지 이해할 수 없군요.
아 절대로 제가 같이 앉을 사람이 없어서 그러는건 아닙니다.
그런데 저 의자는 정말 쓰잘떼기 없군요.
훗...
눈에서 땀이나는군요...
<오사카공항으로 내려앉는 비행기>
<점점 어두워지는 오사카>
<더 어두워진 오사카>
<완전히 어두워진 오사카>
야경 사진을 찍느라 전망대 사진이 따로 없네요.(동영상은 있으므로 추후 공개하겠습니다.)
밤이 되면 바닥에 심어져있는 LED가 별빛처럼 빛나면서 은하수 위를 걷는 느낌이 납니다.
또한 자외선 조명이 형광물질에 빛을 더해주므로, 흰 옷을 입고 다니시는 분들이 신비한 빛을 내며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점점 어두워지는 오사카 시내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내려왔습니다.
바람을 많이 맞아서 좀 춥기는 했지만 좋은 경험이었네요.
<해가 진 뒤의 공중정원 모습>
오후 8시가 넘어가면 우메다역의 백화점들은 정리세일에 들어갑니다.
백화점에 납품되는 질 좋은 식료품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습니다.
높은 할인율로 판매를 하기 때문에 간식이나 다음날 아침식사를 사두실 분들은 눈여겨보시면 좋겠네요.
간사이여행 2일차의 일정이 이렇게 끝났습니다.
내일은 먼 곳에 다녀와 볼까 합니다.
To be continue...
2. 정보편
1. 아베노 하루카스는 오사카 주유패스 무료 대상이 아닌데 가격이 상당히 셉니다.
주변 풍경은 의외로 별게 없다는 평이 많네요.
근처에 통천각(츠텐카쿠)는 주유패스 대상이며 높이는 많이 차이나지만 주변 풍경을 볼 수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공중정원을 찾아가는데 참고한 블로그입니다.
http://l6014417.blog.me/220351997921
보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3. 공중정원은 낮보다는 밤에 아름다운 곳이므로, 야경을 보러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4. 백화점 식품코너 세일시 원래 가격표 위에 추가 할인 스티커를 붙이는데,
스티커에 쓰인 금액은 할인된 금액이 아닌 할인해 주는 금액을 의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의하시어 저와 같은 바보짓을 회피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