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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사이여행 - 9일차 (고야산, 오쿠노인, 다이몬)
    여행과 함께하는 이야기 2015. 7. 1. 12:00

     

     

     

     

     

     

     

     

     

    1. 여행편

     

     

     

     

     

     

     

     

    아침에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햇살 가득한 오사카가 저를 반기고 있었습니다.

     

    첫 날 내린 비를 제외하면 날씨는 저를 배신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구름이 끼면 그건 그대로 시원한 맛이 있어서 좋았고, 태양이 작열하면 확 트인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이 저를 맞아주었죠.

     

    9박10일의 간사이여정의 끝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남은 2일의 날씨가 좋았으면 했는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습니다.

     

    고마운 날씨 이야기는 이날 저녁일정때 다시 언급해 볼까 합니다.

     

     

     

    전날 저녁에 Mr.골과 함께 각자 일정에 대해 상의를 했죠.

     

    저는 오사카 전반의 관광을 마친 상태였고 Mr.골은 간사이공항에서 바로 교토로 왔던 상황이라 오사카는 USJ밖에 구경을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오사카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오사카성이나 도톤보리 등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해당 코스를 추천해 주었습니다.

     

    저는 남은 간사이패스1일권을 이용해 고야산이라는 곳에 다녀올 예정이었는데, 아무래도 주된 관광지는 아니라서 추천하기에 애매한 상황이었죠.

     

    어차피 Mr.골은 이틀 전 아라시야마를 돌아다니던 중 아사히맥주공장 견학코스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해 두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헤어져서 돌아다니게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맥주시음이라니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고야산에 있는 틈틈이 돌아다니며 맥주를 마시거나 다른 곳에 가 있는 사진이 날아오더군요.)

     

     

     

    아시다시피 극동아시아의 중세까지를 꿰뚫는 하나의 공통점을 꼽자면 불교를 들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도 고구려때 전진으로부터 불교를 전파받은 후 백제, 신라를 거쳐 일본에까지 전해주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를 전후로 하여 조계종의 이름으로 단체를 통합하여 현재 국내 가장 큰 교단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참고로 조계종의 창시자는 알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로 한국을 빛낸 백명의 위인들이라는 노래에서 '지눌국사 조계종'이라는 부분은 소수의견이라고 합니다.)

     

    일본에 전달된 불교는 이후 일본 내에서 독자적인 체계를 갖춰가며 발전하게 되어 중국이나 한국의 것과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깊이 파고드는 성격의 일본 문화 답게 교단 또한 세분화되어 종(화엄종, 법상종, 율종, 성덕종, 천태종, 진언종, 정토종 등), 파별, 류별로 구분됩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총본산(종파의 원류가 되는 곳)인 절을 몇 곳이나 다닌 셈이더군요.

     

    기요미즈데라(청수사)가 법상종 총본산이었고, 시텐노지(사천왕사)는 천태종계-화종의 총본산, 작년에 다녀온 도쿄의 센소지(천초사)는 천태종계-관세음종 총본산,

     

    다녀오지는 않았지만 버스타고 입구를 지나갔던 곤고부지(금강봉사)는 진언종 총본산이었으며, 닌나지(인화사)는 진언종 어실파 총본산,

     

    난젠지(남선사)는 임제종 남선사파, 텐류지(천룡사)는 임제종 천룡사파의 총본산입니다.

     

    확실히 이 절들이 유명하고 잘 알려진데는 이유가 있었구나 싶습니다.

     

     

     

    고야산은 진언종의 총본산이 있는 곳으로 홍법대사 공해스님이 개조(종파의 원조)입니다.

     

    진언종은 밀교의 영향을 받은 종파로 주문에 힘을 실으면 효력이 발휘된다 믿으며, 자신의 수행으로 부처가 될 수 있음을 말하는 종파입니다.

     

    이 창시자인 홍법대사는 774년에 태어나 당에서 공부한 종교인으로 일본에 돌아와 고야산에 자리잡고 진언종을 설파했다고 합니다.

     

    그가 수행하며 제자를 키우던 곳이 곤고부지(금강봉사)이며, 입적후에 오쿠노인의 도로당(등롱당)에 모셔지게 됩니다.

     

    오쿠노인의 도로당까지 가는 2km남짓한 참배길 좌우로 황실과 귀족, 다이묘(영주)등의 묘가 빼곡히 들어서 있습니다.

     

    고베대지진, 동일본대지진 위령비라던가, 대기업의 공양탑 등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왜 저는 못봤을까요?)

     

    그 외에도 일본 역사를 본 적 있으신 분이라면 아실법한 다케다 신겐, 우에스기 겐신,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묘도 있다고 하며

     

    우리들의 원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묘도 있다고 합니다.

     

     

     

    고야산을 막연하게 간사이스루패스로 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확인해보니 난카이센(남해선)을 타야 하더군요.

     

    다른 여행기에서는 난카이난바역에서 출발하면 된다고 되어있었는데 저는 숙소 옆 신이마미야역에 난카이선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10분 정도만 걸어가면 있었기 때문에 그곳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새벽 일찍 출발한다는 계획은 이날도 여지없이 무너져버렸죠.

     

    약간 느지막한 시각인 8시 정도에 신이마미야역에 도착해 보니 커다란 배낭여행 가방을 멘 외국인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더군요.

     

    열차를 타려는 방향이 고야산 방향이고, 그곳 말고는 딱히 볼 곳이 없는 방향이라 동행인이 되겠구나 생각했죠.

     

    이리저리 길을 물어보려고 하는데 역무원이 보였습니다.

     

    가서 물어보려고 했는데 외국인들이 먼저 물어보더군요.

     

    저는 일본에서 그렇게 불친절한 사람은 처음 본 것 같습니다.

     

    대답도 안해주고 귀찮다는듯이 손을 홰홰 젓더군요.

     

    제가 물어봤는데도 본척만척 합니다.

     

    작년과 올해 통틀어서 일본인 베스트 불친절상을 마음속으로 수여하고는 다른 친절한 일반 시민분들께 물어서 간신히 열차를 탈 수 있었습니다.

     

    (다른 외국인들이 우르르 타는 것을 같이 타면 되는거였는데 이때는 몰랐습니다.)

     

    난카이선 고야산행 열차는 간격이 길어서 시간표를 숙지하시고 잘 맞추어 출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고야산행 열차를 타면 하시모토역에 정차하게 되고, 여기서 고쿠라쿠바시행 열차로 갈아타야 합니다.

     

    이때 줄을 잘못 서서 갈아타면 한참을 서서 가야하는 불상사를 맞이하게 됩니다.

     

    서서 가는것까지는 좋은데 창가에도 못 들러붙어서 풍경을 다 놓치는 것이 정말 아깝습니다.

     

    열차를 타시는 분들은 가급적 좌석에 앉으실 수 있도록 하시고, 무조건 진행방향의 오른쪽!!! 오른쪽에 꼭 앉으십시오.

     

    고야산을 돌아다니며 보게 될 풍경보다도 더 가치가 있는 풍경이 차창 밖으로 펼쳐집니다.

     

    저는 줄을 잘못 서서 열차 중앙에 낑겨가게 된 관계로 바깥 구경하기도 참 힘들고 사진도 못찍었습니다.

     

    그래도 잠깐씩 보이는 풍경이 참 절경이었던 기억이네요.

     

     

     

     

     

     

     

    <하시모토역에서 고쿠라쿠바시행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고쿠라쿠바시역에 도착했다고 해서 여정의 끝은 아닙니다.

     

    이곳에서 다시 산악 케이블카(일본의 케이블카는 바닥에 케이블이 있고 선로를 따라 움직이는 열차를 말합니다.

     

    우리네가 케이블카라고 부르는 매달려 가는 형태의 삭도는 일본에선 로프웨이라고 하더군요.

     

    작년에 도쿄여행시 하코네를 돌아다니면서 알게 된 내용입니다.

     

    아무튼 계단형태로 생긴 케이블카를 타면 가파른 경사를 올라 최종 고야산 역에 도착하게 됩니다.

     

    고야산역에 도착했다고 해서 여정의 끝은 아닙니다. (어디서 복붙의 향기가...)

     

    이곳에서 다시 난카이 버스를 타고 목적지까지 가야 비로소 원하는 곳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모든것이 난카이운수의 시스템 안에 있기 때문에, 간사이 스루패스로 해결이 가능한 것입니다.

     

    개별 비용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간사이 스루패스 소요비용과 비교해 보았을 때 최소한 1.5배 이상의 금액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되니,

     

    고야산을 오실 계획이 있으신 분은 간사이 스루패스를 심각하게 고려해 보심이 좋을 듯 합니다.

     

     

     

    아무튼 고야산 역에서 저는 눈에 보이는 버스를 타고 바로 오쿠노인으로 향했습니다.

     

    (고야산에서 난카이버스는 3방향이 있으므로 가려는 방향을 잘 확인하여 타야합니다.)

     

    주변에 앉아계신 분들이 대부분 노인이거나 순례객(행색만 보아도 알 수 있는), 혹은 외국인이었습니다.

     

    고야산에 절이 많이 있어서 템플스테이가 흥한다고 하더니 외국인 분들이 그런데서 많이 내리시더군요.

     

    특히 서양인들은 동양의 참선이나 수행같은것에 관심이 많은 같습니다.

     

    높고 멋진 건물들은 그들도 많이 가지고 있으니 자기들이 없는 것을 신기하게 여기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오쿠노인 입구>

     

     

     

     

     

     

    오쿠노인 주변은 삼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오랜 세월의 연륜은 숲이 가지는 장엄함에서 드러나죠.

     

    그 웅대한 자연경관에 인간의 덧없는 삶을 영원히 기리고자 만든 비석들이 세워졌지만

     

    영광의 순간은 잠시뿐, 이끼에 뒤덮혀 점차 숲의 일부로 환원되어 갑니다.

     

    이보다 더 인생무상의 풍경을 잘 나타내는 것이 어디 있을까요?

     

     

     

     

     

     

     

     

    <이 다리를 지나면 오쿠노인 본당이 나오는데, 이때부터는 사진 촬영이 금지된다. 엄숙한 장소이다.>

     

     

     

     

     

     

    일본에는 오헨로 순례길이 있습니다.

     

    홍법대사가  걸었던 순례길(헨로미치)의 발걸음을 좇아 걸으며 순례자(오헨로)가 되는 것입니다.

     

    산티아고에 800km의 기독교 순례길이 있다면 일본 시코쿠에 1200km의 불교 순례길이 있는거죠.

     

    번호가 붙은 88개의 절을 지나 다시 1번으로 돌아오는 긴 여정 속에서 삶에 대해 성찰하고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합니다.

     

    지금은 구루마 오헨로라고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일주일 정도로 88개의 절을 단체로 보러 다니는 순례객도 많이 있다고 하지만

     

    아직 도보로 1200km를 걸으며 실제 홍법대사가 걸었을 시간과 생각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습니다.

     

    이들은 '하쿠이'라는 하얀 옷을 입고 '스게가사'라는 삿갓을 쓰며, '즈에'라는 지팡이를 짚고 다닙니다.

     

    특히 하쿠이는 순례중 갑작스레 사망했을 때를 대비한 수의같은 옷이라고 하니 얼마나 경견한 마음으로 순례에 임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헨로미치를 가기 전에, 혹은 다녀온 후에 오쿠노인에 들러 홍법대사님께 순례동안의 안녕을, 혹은 무사히 다녀옴에 감사함을 담아 인사를 올린다고 하네요.

     

     

     

    제가 오쿠노인에 있었던 시간은 간사이여행중 가장 고요한 시간이었고, 가장 차분한 마음가짐을 가진 한 때였던 것 같습니다.

     

    많은 생각 없이 걸으며 잠시나마 순례객이 되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인 것 같네요.

     

    언젠가 시간과 체력이 된다면 산티아고도, 시코쿠도 가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올랐던 길을 다시 내려와서 입구즈음에 도착해 보니 넓은 공간에 스님 한 분이 서 계셨습니다.

     

    지팡이에 염주, 그리고 무명초가 삭발된 것으로 미루어 짐작한 것이죠.

     

    당연하게도 홍법대사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집에와서 아무리 검색해보아도 누군지를 모르겠습니다.

     

    일부러 클로즈업까지 해서 찍어두었는데... 정말 누구신지 궁금증만 더해갑니다.

     

     

     

     

     

     

     

    <뒤의 삼랑옹 이라는 세 글자는 알겠는데 앞의 세글자를 잘 모르겠다...네이버 필기인식으로 딱 맞는 글자라고 자신할 수가 없는...>

     

     

     

     

    <홍법대사라 생각했는데 한자로 미루어 보아 아닌듯 하다. 누구신지?>

     

     

     

     

     

     

    오쿠노인의 입구로 돌아와서 다시 버스 노선을 찾아 헤메고 있었습니다.

     

    보려고 생각했던 곳이 오쿠노인뿐이었기 때문에(곤고부지나 단조가란, 다이몬 등은 볼 생각이 없었습니다.) 다시 고야산역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습니다.

     

    오래 걸었던 탓일까요?

     

    목이 마른데 음료수가 한 방울도 없었고, 식사도 한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당이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죠.

     

    그래서 잠시 가게에 들어가 음료수 하나를 사오는 찰나 뭔가 많이 익숙한 버스가 휑~하고 지나갑니다.

     

    모르긴 몰라도 시간 간격이 띄엄띄엄하다던, 제가 타고 왔던 그 난카이 버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 세속의 찌든 마음을 오쿠노인에 두고 온 줄 알았는데 허탈함과 분노가 몰려오는 것을 보니 저는 아직 사바세계에 있었군요.

     

    시간표를 보니 40분은 족히 기다려야 하는 것 같아서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곳을 하나 더 구경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바로 오는 버스가 다이몬행이었기 때문에 바로 잡아 탔습니다.

     

    찌는듯한 더위에 얼굴이 화끈거릴 지경이었는데 에어컨이 나오는 버스를 타니 극락이 따로 없더군요.

     

    한 20여분을 달리자 붉은 색이 칠해진 커다란 문이 보였습니다.

     

    2층에 고야산이라고 쓰여있는 이 문은 케이블카가 없던 시절 고야산에 정식으로 가기 위해서 통과해야 했던 대문이라고 합니다.

     

    주변에 별 것 없이 문 하나만 휑뎅그렁하게 서 있더군요.

     

    문의 크기가 대단히 크고 무게 중심이 아래보다 위쪽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건물입니다.

     

    좌우로 금강역사가 배치되어있으므로 불교 관련 문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죠.

     

     

     

    입구 건너편으로 횡단보도를 통해 건너갈 수 있습니다.

     

    교통경찰분께서 계속해서 수신호로 차량 통제를 하고 계셨고, 횡단보도 건너가는 것을 도와주시더군요.

     

    고야산의 대문답게 건너편에는 산을 통해 올라오는 등산로가 있었습니다.

     

    이런 길을 걷는 것이 진짜 고야산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였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 아래쪽으로 펼쳐진 숲의 바다를 지나면서 그 시절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볼 수 있게 말이죠.

     

     

     

     

     

     

     

    <다이몬>

     

     

     

     

     

     

     

    <길 건너편에서 다이몬>

     

     

     

     

     

     

    다이몬에서 언제 올 줄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려다가 좌우로 난 길에 가판이 있어 구경하기 위해 내려갔습니다.

     

    '한 정거장쯤 내려가면서 구경하면 시간이 지나가겠지' 싶은 마음이었죠.

     

    사실 내려가면서 제가 보고있는게 뭔지를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런데 아까 사바세계에서 봤던 눈에 익은 버스가 또 지나가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신호대기에 걸려 버스가 잠시 멈춘 틈을 타 미친듯이 뛰어달려가 올라타니 순간 숨이 턱에 달아 지옥을 맛보았지만

     

    에어컨바람과 집에간다는 편안함에 다시 극락을 오르게 되었습니다.

     

    위 아래 위위 아래를 왔다갔다 하고 있군요.

     

    제가 잘못 읽은 것일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고야산 버스정류장의 시간표는 믿을게 못되는 것 같습니다.

     

     

     

     

     

     

     

    <고야산역에 도착>

     

     

     

     

     

    고야산역에 도착해서 바로 오는 케이블카를 타려고 했더니 사람이 너무 많아 보였습니다.

     

    순간적으로 사람이 몰린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 것을 타기로 하고 과자를 하나 사서 2층의 전망대에 눌러앉았습니다.

     

    케이블카가 올라오는 가파른 숲이 넓게 펼쳐진 풍경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죠.

     

    그리고 다음 케이블카를 타니 사람이 거의 없이 편안하게 앉아서 올 수 있었습니다.

     

    (올라갈때는 서서 갔었네요.)

     

    내려오기를 좀 일찍 내려온 편이라서 그런지 고쿠라쿠바시역에서도 사람이 별로 없어 편하게 앉아서 올 수 있었습니다.

     

    다만 내려가는 길은 올라가는 길보다 풍광이 좀 덜하더군요. (보는 앵글이 달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다리만 안아팠더라면 중간의 작은 역에 그냥 내려서 산책을 하고 싶을 정도로 멋진 마을이 많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유럽에 한달씩 가보고 싶은데 체력이 문제가 되겠군요...

     

    운동을 '매우'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요즘 메르스 핑계로 운동을 안나갔거든요...)

     

     

     

    일찌감치 돌아온 덕분에 숙소에서 꿀맛같은 낮잠으로 잠시 체력을 보충하고 있자니 Mr.골이 돌아왔습니다.

     

    나중에 같이 나가서 저녁을 먹기로 하고 대욕장 시설을 이용했죠.

     

    타이요호텔에는 3개의 샤워부스 외에도 공용목욕탕이 있습니다.

     

    이 시설을 써볼 생각을 하질 못했던 것이 오후 5시부터 9시까지가 남성이용시간이고 9시부터 12시까지는 여성이용시간입니다.

     

    보통 비행기표 본전 생각에 늦게까지 돌아다니며 이곳저곳을 누비기 때문에 9시는 숙소에 있기에는 너무 이른시간인 경우가 많았죠.

     

    넉넉하게 오후 6시였기 때문에 큰맘먹고 욕장에 들어가기로 합니다.

     

    제법 그럴싸하게 생긴 목욕탕이 저를 반겨주더군요.

     

     

     

     

     

     

     

     

    <호텔 타이요 대욕장 사진 퍼옴>

     

     

     

     

     

     

    물이 찰랑찰랑하게 받아져 있는 욕탕에 외국인 한 명이 목만 내밀고 앉아있더군요.

     

    보통 서양인들은 이런 욕탕이 익숙치 않을 법도 한데, 앉아있는 폼이 동네 목욕탕에서 좀 놀던 할아버지 느낌이었습니다.

     

    심지어 물이 뜨거워서 저는 20분도 못 앉아있고 일어났는데, 먼저 앉아있던 그 분이 저보다 늦게 일어나시더군요.

     

    '어~~ 시원~~하다.'라는 대사가 그의 표정으로 전달되어 왔습니다.

     

    나와서 몸을 말리고 옷을 입고 있자니 그 분께서 말을 걸어주시더군요.

     

    저는 아직도 먼저 말을 걸기에 어색할 때가 많은데, 사실 외국에서 외국인들은 쉽게 말을 틉니다.

     

    가벼운 인사 정도로 대화를 시작할 수가 있죠.

     

    그 분은 호주에서 오신 분인데 옆 호텔에 묵고 계시다고 하더군요.

     

    뭔가 자매결연이 되어있는지 이쪽 목욕탕을 쓸 수 있게 해놨더라고 말하기에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일본에 타코야키 먹어보러 왔다는 농담같은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시시콜콜하게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또 금방 지나가더군요.

     

    즐거운 여행이 되자고 서로에게 인사한 후 다시 방에 올라가서 휴식을 취하다가 Mr.골과 함께 도톤보리로 나갔습니다.

     

    저녁식사도 할 겸, 밤거리 구경도 할 겸 나간 것이었는데 갑작스럽게 비가 오고 있었습니다.

     

    호텔에서 대여해주는 우산도 없이 맨몸으로 나왔기 때문에 밤거리 구경은 포기했죠.

     

    Mr.골은 그냥 보자고 했으나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비오는 날씨였기 때문에 '혼자보시오'하고 도망쳤습니다.

     

    '날씨중에 싫어하는 날씨가 비오는 날씨다' 정도가 아니고 세상 싫어하는 것 중에 가장 싫어하는 것이 비오는 날씨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니는

     

    저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비가 오지 말라고 기원하던가 그런건 아닙니다. 그냥 비가 오면 눅눅하고 후텁지근한 그 느낌을 싫어할 뿐입니다.)

     

    고야산에 있는 동안 비가 내려주지 않은 것이 얼마나 고맙던지요.

     

    그리고 이 시간에 많이 안돌아다녀도 되게(?!) 다시 비가 와주어서 핑계김에 밥만 먹고 들어갈 수 있어서 또 고마웠습니다.

     

    저녁은 신사이바시의 한 덮밥집에서 먹었는데 기름이 자글자글한 소고기를 구워서 약간의 소금을 뿌려 반찬으로 나오는 메뉴를 선택했습니다.

     

    오사카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흡족했던 식사로 기억됩니다.

     

    글을 쓰면서 다시금 소고기가 먹고싶어지네요...

     

     

     

    하루에 12시간이 넘는 강행군을 9일째 하다보니 발바닥에 이상신호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걸어도 아프다던가 하는 문제였죠.

     

    사실 체력이 문제라기 보다는 이런 부분적인 통증이 정신력을 갉아먹는 부분이 큰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10일차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가기 위해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있는 힘껏 쉬기로 했습니다.

     

    내일은 오사카 만박공원을 보고 쇼핑을 한 후 간사이 공항에 가게 되겠군요.

     

    남은 체력을 모두 쓰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9일차의 밤이 저뭅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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