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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여행 - 10일차 (만박기념공원, 태양의탑, 요도바시카메라, 한큐백화점, 귀국)여행과 함께하는 이야기 2015. 7. 4. 20:21
1. 여행편
10일차 귀국의 날이 밝았습니다.
지난 9일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의 속도는 쏜 살과도 같더군요.
여행 출발 전에는 그렇게도 안 가던 시간이 여행지에서는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 버립니다.
마지막 날을 앞두고 미리 구입해 둔 가방의 넓이를 가늠해 보았습니다.
전날 일정을 마치고 들렀던 돈키호테(일본 유명 잡화점)에서 미리 접이식 가방을 사두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가격이 싸면서 넓이가 넓고 지퍼로 닫히는 구조가 반드시 필요했는데, 원하는 만큼의 부피가 안나와서 아쉬웠지만
가격대비해서는 넓었기 때문에 마음에 들어서 구입했던 것입니다.
출국시에 위탁수화물을 맡기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죠.
쇼핑을 할 것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Mr.골과 위탁비용을 반씩 지불하기로 하고 가방 공간도 반씩 쓰기로 했습니다.
10kg의 여유무게와 농구공만한 공간을 벌었네요.
오전 한나절을 이용해서 마지막으로 보고 싶었던 곳을 들르고,
오후에는 쇼핑을 한 뒤 간사이공항에 5시에 도착해서 6시에 인천행 비행기를 타는 계획을 잡았습니다.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 예상해서 정한 마지막날의 목적지는 오사카 만국박람회 기념공원(밤파쿠 키넨코엔)이었습니다.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만화가 세 편 있습니다.
소년탐정 김전일, 슬램덩크,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20세기 소년이라는 만화입니다.
앞의 두 작품은 그래도 좀 아실 것 같은데 20세기 소년은 모르시는 분도 많을 것 같기는 합니다.
일본에서는 3부작 영화화가 되었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던 작품입니다만 내용은 어느 부분을 말해도 스포가 될 것 같아 말씀드리기 애매하네요.
만화를 안보신 분들께는 영화도 나쁘지 않은 편이니 궁금하신 분은 한번 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펌 : 20세기소년 영화, 원작의 캐릭터와 배우의 얼굴 싱크로는 훌륭했으나 아쉽게도 그뿐이었다.>
아무튼 이 작품에서 대단히 중요한 이벤트 중에 하나가 1970년의 오사카 만국박람회입니다.
작품 전반에 만국박람회 이야기가 나오고, 특히 만박 당시 심볼이 되었던 건물인 태양의 탑이 곳곳에서 그려지죠.
실물이 오사카에 있음을 알게 된 뒤부터 한번쯤 가서 보고 싶었는데, 오사카의 중심부를 제법 벗어나는 곳에 있는데다, 주변에 부수적으로 볼 만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오사카 전체 일정을 마친 뒤인 마지막 날에 짤막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저는 만화라는 연결고리가 있어서 보고 싶은 장소였지만 Mr.골에게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장소였기 때문에 이 날도 유닛 활동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생각보다 같이 다닌 날이 많지는 않은 것 같네요.
뭐 굳이 시컴시컴한 남정네랑 붙어다닐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죠.
<펌 : 20세기 소년 영화화 당시 8천만엔을 들여 태양의 탑을 친구의 탑(극중이름)으로 바꾸어 하루동안 홍보에 사용했다고 한다.>
오사카 만국박람회는 1970년 3월부터 9월까지 반 년간 개최된 행사였습니다.
말 줄이기 좋아하는 일본 답게 만국 박람회라는 이름보다는 현재 만박(밤파쿠)이라 불리는 경우가 많더군요.
6개월간 입장객 수는 6,400만명이라고 하니 정말 대단한 인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 1993년 대전엑스포의 경우 1450만명, 여수박람회 820만명이 있었다는 점을 참고해볼 수 있겠네요.)
참고로 박람회는 국제박람회기구에서 주관하는데 등록박람회와 인정박람회 두 가지를 공식적으로 인정해 주고 있습니다.
등록박람회는 인간에 대해 모든 것을 다룰 수 있으며, 기간은 6주에서 6개월 사이로 길고, 전시관을 참가국에서 설치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인정박람회는 주제가 다소 제한적이며, 기간은 3주에서 3개월 사이로 상대적으로 짧고, 전시관은 개최국에서 설치하여 참가국에 무상임대하게 됩니다.
오사카 만박은 등록박람회고, 대전엑스포와 여수박람회는 인정박람회이므로 관람객의 차이가 있었겠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어쨌든 오사카 만박에 가기 위해서는 열차를 여러번 갈아타야 하는 복잡함이 있었습니다.
우선 숙소가 있었던 도부츠엔마에역(동물원앞역)에서 미도스지선을 타고 에사카역까지 이동합니다.
에사카역에서 내려서 다시 표를 사서 역으로 돌아와 센리츄오역으로 갑니다.
센리츄오역에서 내려서 약간 걸으면 오사카 모노레일을 탑승할 수 있습니다.
모노레일을 타고 밤파쿠키넨코엔(만박기념공원)에 가야 비로소 공원을 멀찌감치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는데 환승이 복잡하다고 하는게 맞을 것 같네요.
역에서 내려서 밖을 보자마자 유명한 태양의 탑이 보이므로 제대로 왔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소망이 성취되는 기분이 어찌나 유쾌하던지요.
영화에서나 보던 바로 그 곳의 실물을 보게 되는 것이니까요.
<밤파쿠키넨코엔역에서 내려서 만나는 태양의 탑>
태양의 탑 좌우로는 삐죽이 솟아난 구조물이 있는데 마치 닭날개를 벌린 듯 합니다.
멀리서 처음 보았을 때는 태양의탑의 실제 규모에 대해 짐작이 되지 않는 편인데 가까이 가서 보게 되니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더군요.
실제 크기는 높이 70m에 몸통 직경이 20m가 된다고 합니다.
본래 태양의 탑은 뚫려있는 거대한 지붕에 둘러싸여 있는 구조로 건설이 되었으나, 엑스포 종료 후 9년 뒤인 1979년 지붕만 철거되었고
탑을 제외한 주변 지역에 공원이 조성된 것이라고 합니다.
태양의 탑도 철거 논의가 있었던 모양입니다만 그 상징성과 오사카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살아남아 개보수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대전엑스포공원도 철거하는데 심볼인 한빛탑은 살리기로 결정했다죠? 참 다행인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원래 만국박람회 당시에는 태양의 탑 내부에 들어갈 수 있게 되어있었고, 진화의 계통수를 그린 '생명의 나무'가 진열되어 있다고 합니다만
폐쇄되어있다가 가끔씩 이벤트로 한정 인원을 추첨하여 관람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2015년 영구개장을 목표로 개보수중이라고 합니다. (제가 갔을때는 아직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구요...)
생명공학을 공부했던 사람으로써 생명의 나무는 한번 보고 싶었는데 아쉽군요.
<펌 : 오사카 만국 박람회 당시 지붕형 건축물에 둘러싸인 태양의 탑 모습, 우선 깨끗하고 금도 안가있어서 신기하다.>
<펌 : 태양의 탑 내부에 진열되어 있다는 생명의 나무 모습>
<태양의 탑>
태양의 탑을 보러 갔던 것이라 계속 태양의 탑 이야기를 해 보게 되는군요.
태양의 탑은 일본 예술가인 '오카모토 타로'가 디자인 한 것입니다.
그는 일본의 피카소라는 평을 듣는 예술가인데, 태양의 탑 배 부분을 보면 왠지 피카소의 향기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태양의 탑을 건축하고 나서 이를 본 코마츠 사쿄라는 SF소설가(일본침몰 저자입니다.)가 자기 소설은 아니지만
'태양의 계절'이라는 소설에 나온 '미닫이문의 창호지를 뚫고 나왔다.'는 표현으로 이 건물을 묘사했다고 합니다.
(영문 위키 참고자료로 오,의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들은 오카모토가 저 탑의 이름을 '태양의 탑'이라고 결정했다고 하네요.
오카모토는 태양의 탑 내부에 40m짜리 생명의 나무를 진열하여 계단을 타고 오르며 둘러볼 수 있게 해 두었다고 합니다.
내부에 생명을 잉태하고 있음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네요.
또한 태양의 탑은 세개의 태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등쪽의 문신처럼 새겨진 태양은 과거의 태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정면의 배 위치의 얼굴이 현재의 태양이고 머리 부분의 황금색 부분이 미래의 태양이라고 하네요.
미래의 태양은 나아갈 길을 지휘해야 하기 때문에 지휘봉이 붙어있는 것이라고 하구요.
두 눈 부분은 제논아크램프로 되어있는데, 제논램프가 자연광에 가장 가까운 색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태양의 탑에 설치된 것이 아닐까 추측되네요.
원래는 바닥에도 '해저의 태양'이라는게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전면의 붉은 장식은 번개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네요.
실은 엑스포 당시에 오카모토 타로가 설치한 것은 태양의 탑 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탑', 그리고 '젊은이의 탑' 두개가 더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각기 다른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에 나중에 가 보실 분들을 위해 상세하게 적어 보았습니다.
<펌 : 오카모토 타로의 '어머니의 탑'>
<태양의 탑이 점점 가까워진다.>
<얼굴을 땡겨서 살펴보니 눈동자가 라이트로 되어있다. 제논아크램프!!>
입장권을 구매하고 개찰구를 통과하면 바로 태양의 탑이 있는 넓은 풀밭이 펼쳐집니다.
제가 갔던 5월에는 한껏 광합성을 한 푸릇푸릇한 잔디와 나무들이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그리고 견학을 온 아이들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사진이 잘 나오는 장소이기 때문에 단체사진을 많이들 찍고 계시더군요.
나중에 나갈때쯤 되어서는 어른들도 제법 오시는 것으로 보아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깅같은 것을 하기 참 좋은 코스이던데 주민에게는 무료개방이 되어있을지 궁금합니다.
<어린이와 학생들이 많이 찾는 견학의 명소>
<잔디 조성이 깔끔하게 잘 되어있다.>
<꽃밭도 이쁘게 잘 조성되어 있다. 봄에는 벚꽃이 이쁘다고도 함>
처음에는 태양의 탑을 보았으니 이제 공원을 다 보았다며 대만족을 하고 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도 좀 남고, 입장료를 낸 것도 있고 해서 공원을 좀 돌아볼까 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먼저는 태양의 탑을 끼고 지나가니 넓은 광장이 나타나더군요.
생각지도 못하고 태양의 탑 뒷태도 구경하고, 광장에 잔뜩 모인 중고딩들을 피해서 걷고 있자니 인공호수도 보이고 넓은 잔디밭도 보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 그 정도로 넓은 잔디밭을 어디가야 볼 수 있을까를 한참 생각해 보아도 답이 나오지 않을 정도의 대단한 곳이었습니다.
시야도 탁 트이고, 햇살도 잔뜩 받을 수 있는 좋은 공원이더군요.
지친 다리를 쉬며 잠시 앉아있자니 엄마 손을 잡은 아이들이 삼삼오오 잔디밭에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앙증맞게 걷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귀엽기도 하고, 예전에 나도 저랬었겠지 싶기도 하더군요.
아이의 어머니들은 이제 30대 중반정도 되었을 것으로 생각해 보면, 자신들도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이 공원을 찾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대를 이어 공유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일까요.
우리나라는 개발의 논리에 너무 치우쳐져 세대가 함께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 점차 없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등에도 태양 문신이 있다.>
<태양의 탑 뒤편에는 커다란 광장이 있다.>
<입구에서 태양의 탑을 바라보았을 때 오른쪽으로는 과학관과 호수, 그리고 넓은 잔디밭이 조성되어 있다.>
<돗자리를 들고 소풍오면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된다.>
<이 어머니도 어릴 적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이 공원에 와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날씨가 맑으니 태양의 탑이 더욱 하얗게 빛난다.>
<오른쪽 한 바퀴를 빙 도는데도 시간이 제법 소요되는 넓은 공간이다.>
공원 오른쪽을 빙 둘러보고 왔는데 보지 못한 왼쪽 공간이 욕심이 나더군요.
쇼핑은 우메다에서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출발해야 하는 한계 시간은 대략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조금 더 여유를 부려도 괜찮을 것 같아 왼쪽을 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물이 흐르는 숲으로 조성이 된 그곳은 길바닥에 모래가 많아 자꾸 신발에 들어가는 것을 빼고는 힐링하기 좋은 곳이더군요.
중천에 떠서 열을 퍼붓는 태양을 피해 싱그러운 풀 내음 가득한 숲속에서 졸졸졸 거리는 물소리를 들으며 걸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저밖에 없었죠.
으슥한 분위기는 아니었기 때문에 공원 전체를 전세낸 기분으로 즐겁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입구에서 태양의 탑을 바라보고 왼쪽으로는 넓은 숲이 조성되어 있다.><해가 잎사귀 사이를 지나며 동글동글한 햇빛을 바닥에 뿌리고 있다.>
<흑백이 아닌데 흑백같은 느낌.>
공원 전체를 반도 못걸었는데 나가야 하는 시간이 째깍째깍 다가오기 시작하더군요.
전망대가 있다는 말에 거기만 둘러보고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길 바로 옆에 놓인 전망대는 나무바닥으로 되어있어서 뭔가 위태위태한 느낌이 나는, 마치 톰 소여의 모험에 나올 법한 구조물입니다.
하지만 일본이니까 안전은 믿어보기로 하고 올라가 보았습니다.
(물론 주변에 학생들이 많이 올라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올라오고 나서야 제가 얼마나 넓은 공원을 돌아다니고 있었는지를 실감할 수 있겠더군요.
발 아래 숲이 바다처럼 깔려있는 모습이 참 새로웠습니다.
그 숲을 가로지르는 생태관람로가 있었는데 일방통행이라 가보지 못한게 좀 아쉬웠지만요.
전망대에서 경치에 빠져있다가 문득 태양의 탑까지의 거리를 가늠해 보니 제법 멀어보이더군요.
거기까지 가야 출구를 통해 나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내려와서 부지런히 걷기 시작했는데 왜 이렇게 아는 길이 안나오던지요.
숲을 걸어 들어온 시간이 얼마 안된 것 같은데 요정에게 장난이라도 당한 모양입니다.
<숲에는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서 태양의 탑과 오사카 저편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자연탐방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멀찌감치 태양의 탑이 조그맣게 보이는 것을 보면 얼마나 넓은 공원인지 알 수 있다.>
<숲을 지나서 나오면 다시 넓은 잔디밭이 나온다. 놀이터에서 삼삼오오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천진난만하다.>
간신히 공원에서 나오고 나서야 급박하던 마음이 좀 수그러 들더군요.
우메다역에 가려고 생각했던 시간보다 한시간 반 정도 늦었지만 수습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애초에 제가 하려던 쇼핑이라는게 장난감 몇개 뽑고 손수건 몇 장 사면 되는 거였거든요.
우메다역에 가면 백화점도 많이 있지만 요도바시 카메라라는 커다란 전자기기 매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신세계백화점만한 건물 전체가 하이마트로 되어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여행 둘째날에 보았던 스카이빌딩에 반가운 인사를 건네고 바로 요도바시 카메라에 들어갔습니다.
이곳 2층에 100대가 넘는 가챠폰 기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뽑다보면 어느새 주머니가 털리게 되는 마법같은 장소입니다.
이리저리 사서 주변에 선물도 주고 모니터 위에 진열도 할 수 있게 되었네요.
<우메다-오사카 역에서 스카이빌딩을 보며 반가움을 표해본다.>
<재작년에 손에 꼽을 정도로 재미있게 봤던 영화, 퍼시픽 림 피규어가 있길래 냉큼 뽑아 보았다. 괴물들의 디테일이 상당하다.>
<고양이가 방석에 앉아있는 모습인데 접힌 귀와 가슴에 모인 털이 정말 깨알같은 디테일이란 생각이 든다. 보이지 않는 발바닥까지 발 모양이 그려져있다는 사실>
<한동안 일본과 한국에서 많은 팬을 양산한 후치코상, 컵에 세워두거나 걸어두어 장식처럼 쓸 수 있는 아이템이다.>
신기한 장난감 뽑기를 마치고 백화점에 가서 손수건을 구입했습니다.
오사카에 오시는 분들이 많이 구입하시는 선물 중 하나가 바로 손수건입니다.
한큐백화점이나 한신백화점 등에서 유명 메이커 손수건을 1000엔 정도의 가격에 팔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와 이모를 위해 입생로랑의 이쁜 손수건을 사고, 어버이날에 '일본에 다녀온 뒤에 드리겠다.'며 퉁쳤던 아버지 선물로 버버리 손수건도 구입했죠.
메이커 제품이지만 저렴하고 디자인이 좋아서 선물용으로 생색내기(?!) 참 좋은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손수건을 고르고 있자니 Mr.골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자기도 관람 다 끝내고 손수건 사러 왔는데 어디냐는 거였죠.
잠시 기다리고 있자니 나타나더군요.
저도 백화점에 어울리는 복장은 아닌데, 이쪽은 정말 프리합니다.
교토에서 봤을 때 부터 프리했으니까 인정하고 넘어가보도록 합니다.
손수건을 사고 나니 정말 시간이 촉박해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바로 숙소가 있는 신이마미야역으로 달렸습니다.
<펌 : 신이마미야역 뒤켠의 돈키호테 매장>
돈키호테 매장을 일부러 들른 이유는 바로 먹거리 때문이었습니다.
간식류를 사다가 집에서 하나씩 집어먹으려고 했죠.
제가 일본 과자중에 좋아하는 과자가 하나 있는데 이름은 모르고 모양만 압니다.
초승달 모양으로 생겼는데 안은 비어있고 바깥은 간장맛이 나는 물엿같은 것으로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일본 전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과자입니다.
그 간장과자 한 묶음을 사고, 인터넷에서 추천받은 곤약젤리 두 봉다리와 UFO컵라면 세개, 녹차맛 킷캣 한 봉다리를 구매했습니다.
가방이 작아서 사실 더 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게 한국에 와서 한으로 남았습니다.
간장과자도 곤약젤리도 보름을 채 못가더군요...
타이요호텔에 아침에 체크아웃 하며 맡겨둔 가방을 받아들고 쇼핑한 물건 짐 정리를 하였습니다.
쇼핑이 생각보다 짧게 끝나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긴 참이었죠.
특히 간사이 2공항을 쓰는 피치항공은 출입국 수속이 1공항에 비해 빡세지 않기 때문에(대신 면세점이 형편없음...) 도착에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신이마미야역에서 난카이선을 타고 간사이공항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작년 도쿄여행에서 먹어보고 홀릭에 빠졌던 로이스초콜릿도 가방 공간과 잔돈처리의 문제 때문에 다섯개만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수화물 개수로 태클을 건다길래 엄청 쫄아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관심도 없더군요... 왕창 더 사올걸 하고 깊은 후회를 했더랬습니다.
여행 막바지에 쇼핑으로 후회를 많이 하게 되었네요.)
창가측 자리가 아니었던 관계로 눈을 감았다 떴다 하며 졸고 있자니 어느새 깜깜한 인천공항에 도착해 있었습니다.Mr.골은 기껏 고생해서 들고 온 캐리어가 갑자기 인천공항 짐정리 과정에서 비밀번호가 묶여버리는 대참사가 발생하고 맙니다.
결국 제 위탁수화물에 넣어두었던 짐들을 옮겨싣지 못하고 비닐봉지에 대충 우겨넣고 들고가게 되었죠.
그래도 허허거리며 웃는 부처님 마인드를 또 구경하게 됩니다.
아무튼 Mr.골과는 인천공항에서 이별을 고하고 저는 인천의 본가로 버스를 타고 들어가게 됩니다.
반가운 웃음으로 맞이해주시는 부모님의 얼굴에서 여행이 안전하게 끝이 났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세번의 여행을 했습니다.
일본에 가기 전 약 한 달간 이런저런 게시물들을 둘러보며 계획을 갖춰 나갔습니다.
다른 분들의 쓴 여행기 게시물을 보며 '이런 곳은 꼭 가봐야겠다.', '이런건 정말 맛있겠는데?', '여기는 굳이 가보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며
그분들이 다닌 곳을 함께 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그게 제 첫 번째 여행이었죠.
손꼽아 기다리던 여행이 마침내 시작되고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 가득히 일본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가기 전에 들었던 두려움도 어느새 머릿속에서 쫓겨나 있었고, 막연하게 기대하던 것들이 하나하나 실현되어가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뜨거웠던 태양도, 타들어가는듯 아파오던 발바닥도,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아 속상했던 마음도, 친구와 마음이 맞아 즐거웠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돌아왔을 때, 제게는 많은 사진, 뇌리에 선명하게 남은 장면들, 그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 사온 것 몇 가지가 남았죠.
고생해서 들고 온 컵라면이 별로 맛이 없어서 좌절했었고, 별 생각 없이 사온 젤리가 너무 맛있어서 먹으면서 줄어드는게 억울했습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눈에 띄지 않게 되었을 때 제 두 번째 여행은 끝이 난 듯 했습니다.
그래서 여행기를 썼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을 찾아보고, 잘 챙겨둔 영수증을 돌아보고, 받았을 때 별로 관심이 없었던 입장권을 꺼내어 보며 기억을 되살려 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냥 지나쳤던 것 같은 사소한 순간들이 다시 그때의 감정과 함께 돌아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하루하루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며 글을 쓰면 내 자신이 지금 콩알만한 내 방이 아닌 햇살 가득하던 그 광활한 세상에 다시 나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10일간의 간사이 여행을 기록하며 세 번째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그 마지막 여정을 기록하며 여행 막바지에 느꼈던 귀국에 대한 아쉬움을 다시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간사이가 생각날 때마다 다시 이 글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언제든지 간사이에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겁니다.
제 보잘것 없는 글을 읽으며 함께 여행해주신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언젠가는 당신의 여행기로 제가 다시 여행을 시작할 날이 오겠죠.
그 날을 기대하며 기다려 봅니다.
9박10일 간사이여행기 The end.
그리고 간사이에서 열심히 촬영한 동영상 여행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네번째 여행이 되겠군요.
함께 하실 준비 되신 분들 풋쳐핸접~~
곧 돌아오겠습니다!
9박10일 간사이 동영상 여행기로!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