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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역사박물관사진과 함께하는 이야기 2022. 3. 7. 21:17
가장 상세한 정보가 남아있고 우리의 현재를 만드는데 가장 크게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랑스럽지 못하다는 이유로, 혹은 정치적인 이유로 항상 쉬쉬하게 되는 근현대사입니다. 아직 역사의 심판이 이뤄지기엔 당사자들이 많이 남아있는 관계로 논란이 되기 때문인 듯도 합니다. 국사책을 들여다 보아도 삼국시대, 고려, 조선에 대한 이야기는 풍성하게 다루고 있지만 근현대사에 대해서는 짤막하게 넘어가는 수준입니다. 이 시대를 알고 싶거나 자녀에게 알려주고 싶은 분이라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한번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광화문역에서 광화문쪽으로 조금만 가면 주한 미국 대사관 옆에 커다란 건물이 있습니다. 예전에 정부청사로 사용하던 건물인데 지금은 문체부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리모델링이 되어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사실 미국 대사관 건물과 똑같은 모양으로 지어진 쌍둥이 빌딩입니다. 6.25 전쟁 전까지 조선총독부 건물을 정부청사로 사용했는데 전후에 당장 사용이 어려울 정도로 파손되어 해외원조를 받아 지어졌습니다. 현 미국 대사관 건물이 주한 미국 경제협조처 건물로 지어지면서 해당 설계도를 같이 이용한 것입니다.
관람코스는 먼저 엘레베이터를 통해 8층으로 올라가서 옥상정원을 관람하신 후 5층부터 차례로 내려가면서 관람을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옥상정원은 경복궁과 청와대까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탁 트인 조망이 있어 사진을 찍는 분들도 많이 찾는 곳입니다. 건물 바로 옆은 공사 담장이 둘러쳐져 있고 검은 천으로 덮인 공간이 있는데 과거 "의정부"터로 현재 발굴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곳입니다. 언젠가는 근사하게 정비되어 경복궁과 함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클러스터를 형성해주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5층부터 내려가면서 관람하시면 대략 1800년대부터의 대한민국 근현대사 관람을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국권이 침탈되는 과정부터 일제강점기, 해방, 6.25, 4.19, 5.16. 10.26, 12.12, 5.18, 올림픽,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상과 유물들을 엮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전시가 되어있습니다. 생각 없이 누리고 있던 권리들이 쌓여나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광화문과 그 주변으로 역사교육의 산실이 잘 마련되어있습니다. 광화문 광장 지하에는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을 알아볼 수 있는 문화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경복궁과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최고급 문화인 궁궐과 서민 문화인 민속문화를 모두 아울러 살펴볼 수 있습니다. 광화문 사거리를 따라가면 경희궁과 서울역사박물관이 있고, 조금 더 나아가면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있습니다. 반대쪽으로는 종묘, 창경궁, 창덕궁이 있고, 지나는 길에는 운현궁도 있습니다. 미리 예약을 하시면 청와대 관람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오늘 제가 다녀온 대한민국역사박물관도 있습니다. 이번 꽃피는 봄에는 광화문 역사탐방 어떠신가요?